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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 대만서 '명품' 대접

"대만 사람들은 정관장 홍삼이 중국삼이나 서양삼보다 7배 정도 비싸지만, 효능이 더 좋다는 걸 알기에 기꺼이 구매합니다."

대만 타이베이(臺北)의 최고급 백화점인 소고(SOGO)백화점에 입점한 인삼공사의 정관장 직영매장에서 일하는 장쥐잉(張菊櫻)씨는 "대만인은 정관장을 명품으로 여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만에서는 예로부터 한국의 인삼을 '고려삼'으로 부르며 귀하게 여겨왔는데 인삼공사가 백화점에 직영점을 내면서 젊은 층에서도 정관장이 명품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 아시안게임에서 양쉬진(楊淑君) 태권도 선수의 실격패로 반한(反韓)감정이 거세게 불 때도 매출에 큰 영향은 없었다고 한다. 장씨는 "사태 초기에는 홍삼차 시음을 권하면 '왜 한국제품을 파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달부터는 예전처럼 하루 10명 이상 손님이 방문해 5명 이상은 구매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삼공사가 9일 대만 타이중(臺中)시에서 개최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영업지점 개소식에 대만 현지 신문과 방송사 기자 10여명이 현장 취재에 나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대만 TTV뉴스의 취재기자는 "정관장이 최고라는 건 널리 알려졌고 태권도 사태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만인, 정관장 비싸도 효능 탁월해서 산다"

정관장의 홍삼제품 가격은 중국삼과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비싸지만, 대만인의 고려삼에 대한 선호는 상당한 수준이다.

인삼공사 대만법인의 첫 번째 주재원인 김영빈 과장은 "대만에서 정관장 고려삼 없이는 인삼을 비롯한 생약재 시장이 형성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인삼을 취급하는 중약(中藥)상들에게 고려삼 취급경력이 중요한 명예의 척도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인들이 정관장 고려삼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 보여주는 일화도 들려줬다. 1996년 중국이 남중국해로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대만에서 경제적 혼란이 닥쳤는데 일반인들은 미국 달러화를 앞다퉈 사들였으나 중약상들은 현금보다 정관장 고려삼을 먼저 챙겼다는 것.

하지만 인삼공사가 백화점에 입점하기는 쉽지 않았다. 대만에서는 홍삼을 중약으로 분류하고 복용방법도 다르기 때문. 우리나라에서 정관장의 주력 품목은 홍삼농축액이나 홍삼환 등 가공제품이지만 대만인은 뿌리삼 그대로 구입해 이를 1~2㎜ 정도로 얇게 썰어 차를 우려내듯이 마시는 것이 보편적이다.

정관장이 대만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다른 요인으로는 유통체계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대만의 수입상을 통해서만 영업하는데 안주해 '고려삼' 원조국으로서의 지위가 중국으로부터 위협받았다. 인삼공사는 전통적인 유통경로인 중약점은 수입상에 맡기되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망을 직접 개척하고 관리하기로 전략을 바꿨다.

대만에는 2003년 2월 직영 1호점을 개척한 이래 매년 점포를 늘려 현재 백화점 직영매장 14곳, 오프로드 직영점 3곳, 플래그십 스토어 2곳, 개인가맹점 6곳 등 모두 25곳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한류' 덕도 톡톡히 봤다. 2005년 대만 최고의 한류스타인 '대장금'의 이영애가 그해 정관장 해외 광고모델로 활약해 제품 인지도가 80% 이상으로 해외시장 가운데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이희준 인삼공사 대만법인 대표는 "대만 소비자는 세계 각국의 인삼들을 2세대에 걸쳐 복용해 품질에 정통하고 까다롭기로도 유명하다"며 "이런 경쟁 속에서 정관장이 세계 최고 제품이라는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법인 매년 매출 2배 성장..내년 3천만달러 달성

인삼공사는 타이중 영업지점 개설로 북부의 타이베이와 남부의 가오슝(高雄)에 이어 대만 3대 도시 모두에 자체 영업망을 갖추고 내년에는 대만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김용철 인삼공사 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대만법인의 올해 매출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천500만달러(미화)에 이르며 내년에도 2배 성장한 3천만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사장은 "대만시장은 직영체제 구축과 홈쇼핑을 포함한 유통망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홈쇼핑의 성공적 진출과 음료시장 진입을 통해 뿌리삼뿐 아니라 홍삼정을 비롯한 제품시장의 가능성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는 최근에는 대만에서 최고의 아나운서로 꼽히는 위메이런(于美人)씨가 한복을 입고 정관장을 홍보해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인삼공사는 "위씨의 홍보 등에 따라 지난 10월 20일 대만 모모TV 홈쇼핑에 홍삼제품을 런칭해 분당 320만원이라는 매출 신기록을 수립했으며 모두 15차례에 걸쳐 122만9000달러 어치를 팔았다"고 밝혔다.

대만법인이 지난달 26일까지 집계한 매출액은 1400만달러로 지난해 641만달러보다 118% 늘었다. 부문별로는 뿌리삼이 1225만달러로 아직은 매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홍삼제품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243% 급증한 175만달러를 달성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다.

아울러 홍삼제품을 대만 식약청(TFDA)에 건식(健食) 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삼공사는 홍삼분은 면역력에, 홍삼정은 간 보호에 효능이 있다는 건식으로 등록되면 제품 판매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대만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중국 지사를 확장하고 베트남과 싱가포르까지 진출해 3년 뒤에는 해외 매출을 전체의 3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년에 중국 5개 주요 도시에 지사를 확대하고 이달 중으로 중국 동방CJ홈쇼핑에 홍삼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미국삼 취급업자들이 '고려삼을 여름에 먹으면 열을 올린다'는 잘못된 인식을 퍼트려 놓은 것을 바로잡고자 현지 세미나도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