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의 중추적 기능을 하고 있는 창원 농산물공영도매시장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기능이 중복되는 팔룡동과 내서읍 2곳의 도매시장 통합 등을 검토하는 용역비가 추경에 이어 내년도 본예산에도 반영되지 못했고, 조직도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 도매시장 통합 올 스톱 = 6일 창원시와 창원시의회 등에 따르면 창원시 농산물도매시장사업소가 창원시 내서·팔룡 2곳의 도매시장 통합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비 예산 1억 원을 내년도 본예산에 신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 용역비는 지난 추경에서도 반영되지 못해 통합에 대한 논의 자체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용역과 관련해 통합 이전 창원시에서 현재의 팔용 농산물도매시장이 시설노후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이전 필요성이 제기돼 관련 용역비 5000만원을 반영했지만 통합 이후 도매시장 통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 기존 예산 5000만원을 삭감하고, 1억 원으로 증액해 신청했었다.
시 집행부에서 우선순위에 밀려 본예산에 반영되지 못했지만, 정작 시의회 예산안 심의에서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3일 열린 창원시의회 경제복지위원회 소관 예산 예비심의에서 의원들이 오히려 용역이 필요하다며 예산안을 반영시키라고 요구했다.
이상석 경제복지위원장은 “팔룡 농산물도매시장이 노후화됐고, 빨리 용역을 해 통합하는 것이 맞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예산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 조직개편 혼란 =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창원시의 조직개편안과 관련해 농산물도매시장도 ‘사업소’에서 일개 ‘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시는 내년부터 시행할 조직개편안을 통해 현재 독립 사업소(소장 4급)인 도매시장사업소를 농업기술센터 내 ‘과’로 격을 낮췄다. 인원도 현재 23명에서 9명을 줄여 14명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7월 3개시가 통합되면서 사업소로 승격됐다가 반년 만에 다시 조직이 개편된 것이다. 조직개편 당시 내서농산물시장 내에 사업소장과 주무과로 근무했지만, 앞으로 있을 조직개편 후에는 다시 주무과가 팔룡동으로 넘어오게 된다.
농산물도매시장은 설립 당시부터 독립 사업소(5급 소장)로 운영되다 지난해 10월 직제개편을 하면서 농업기술센터 내 도매시장관리과(5급 과장)로 격하됐었다. 불과 1년여 만에 3번이나 조직이 바뀐 것이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농산물도매시장은 인구 100만 명당 1개가 적당하지만, 창원은 108만 인구에 2곳이 있어 예산과 인력이 중복되고, 특히 팔룡 농산물도매시장은 전국 32개 도매시장 중 유일하게 이면도로에 접해있는 등 열악한 환경임에도 개선 방안을 찾자는 용역 예산마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