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수과원, 갯벌 양식장 불청객 '쏙' 퇴치 나서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가 갯벌 양식장에 피해를 주는 쏙 퇴치 작업에 나섰다.

쏙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갯벌에 서식하고 있는 갑각류의 일종으로, 올 들어 서해안 갯벌을 중심으로 번식량이 급속히 증가, 바지락 양식장 등 갯벌양식장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최근 10여 년 사이에 쏙이 서해안 갯벌에서 급속히 증가한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 우리나라 연안 갯벌의 펄 퇴적량 증가 △ 어린 쏙의 해적생물 감소 등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견해들이 있다.

쏙은 갯벌 깊숙이 해수 및 산소를 통하게 해줘 갯벌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구멍을 파면서 생기는 현탁물이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는 동물들의 먹이활동과 호흡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쏙이 대량 번식한 갯벌에서는 수많은 구멍들 때문에 바지락 등 패류양식이 거의 불가능해 어업인들에게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8월 충남 보령시 주교어촌계에서 쏙 퇴치방안에 대한 연구를 요청했고, 갯벌연구소는 쏙 피해대책 마련과 함께 본격적인 퇴치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 8월말 보령시의 바지락 종패 발생장소를 조사한 결과, 쏙들이 갯벌속으로 20cm 깊이까지 파고 들어가 있었고 1㎡ 면적당 약 300마리가 서식하고 있었다. 그 상태로 방치할 경우 올 겨울에 쏙은 체장 7cm 이상으로 성장해 약 60cm 이상까지 깊이 파고 들어가 경운 등의 방법으로 퇴치하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됐다.

이에 따라 갯벌연구소는 어촌계의 협조를 받아 트랙터 등을 이용해 갯벌을 가는 작업으로 쏙을 퇴치했다. 쏙이 20cm 이상 깊게 파고 들어가기 전에 트랙터를 이용해 보름 간격으로 2∼3회 연속해 갯벌을 갈아 일으켜, 노출된 어린 쏙을 갈매기나 다른 어류 등이 잡아먹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외국에서는 굴 양식장에 서식하는 쏙을 퇴치하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갯벌연구소는 다른 해양생물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여 다른 퇴치 방법을 연구 중이다.

갯벌연구소 관계자는 “쏙의 확산으로 인한 바지락 양식장 등 갯벌어장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 쏙의 확산 정도가 심한 어촌계와 협조해 건강한 생태계 보전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지속적으로 연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