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 흰 우유 소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유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수요 감소와 수입 멸균우유 확산이 맞물리면서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주요 유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기능성 음료, 해외 시장 확대 등 각기 다른 전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3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2.9kg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5.3kg)보다 9.5% 급감한 수치로, 흰 우유 소비가 본격적으로 확대된 1980년대 후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9년 1만t 수준에서 지난해 5만1000t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국산 신선 우유가 리터당 약 3000원 수준인 반면, 폴란드산 등 수입 멸균우유는 1900원대에 형성되며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다.
유통기한이 길고 보관이 용이한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카페와 베이커리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7월 유럽산 우유 관세까지 철폐될 경우 수입 제품의 시장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유업계는 '차별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울우유는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출시한 ‘A2+우유’를 중심으로 고품질·기능성 제품군을 확대하며 '우유 본질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A2 단백질만을 함유한 이 제품은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 8250만 개를 기록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다만 전체 흰 우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인 수준이다.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전국 1,415개 목장의 모든 원유를 A2로 전환하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프리미엄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구조 전환에 나섰다.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와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 병원용 균형영양식 ‘메디웰’을 중심으로 ‘종합 영양식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해외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출 실적은 2022년 515억원에서 2024년 936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분유와 특수분유를 앞세운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가공유와 단백질 음료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진행하고 있다. ‘초코에몽’ 시리즈의 무가당 제품을 출시하며 저당 트렌드에 대응하는 한편,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을 통해 기능성 음료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시에 해외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 몽골에 이어 최근 카자흐스탄 편의점(CU)에 제품을 입점시키며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안정되면 수입 우유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한 흰 우유 판매에서 벗어나 기능성 강화와 타깃 세분화, 글로벌 확장이 동시에 요구되는 구조로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