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경남 밀양대추가 올해 개화기 저온과 잦은 비로 수정률이 크게 떨어진데 이어 이상고온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떨어졌다.
대추 물량이 줄면서 덩달아 가격도 껑충 뛰었다.
5일 밀양시 단장면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389㏊, 701개 농가에서 175t의 대추가 생산됐는데 올해는 예년의 6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수확량이 급감하면서 지난해까지 상품 기준 ㎏당 8천원선이었던 대추 가격이 올해는 ㎏당 1만5000원 수준으로 배 가량 치솟았다.
이처럼 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개화기인 올해 5월 이상 저온과 잦은 비로 수정률이 떨어진 것이 주 요인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 과수담당 황갑춘 박사는 "개화기에 날씨가 좋고 벌들이 많이 날아 들어야 수정률이 높아지는데 올해는 이 시기에 저온과 잦은 비로 타격을 받았다."며 "대추 뿐 아니라 다른 과수 작물들도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해 과일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는 또 수정률이 떨어진 상태에서 올해 일찍 더위가 시작됐고 장기간 폭염이 지속되는 이상 고온으로 대추 생장에 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남치원 단장대추작목반장은 "대추는 남부지방 중에서도 주야간의 일교차가 심하면서 선선해서 잘 되는데 올해는 거의 아열대기후로 정상적인 생육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전체 대추 농가 기준으로 볼 때 올해 생산량은 예년의 5분 1 수준에 불과해 대추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농가는 큰 타격을 볼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대추 산동영농법인 서철호 작목반장은 "고지대에 위치한 대추는 그나마 고온 영향을 적게 받아 생산량이 다소 낫지만 저지대 대추 70% 가량은 타격을 받았다."며 "가격이 올랐다 하더라도 물량이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말했다.
대추 농가들은 올해 개화기 저조한 수정률과 이상고온 등으로 충북 보은과 경북 경산, 군위 등 타 지역 주산지에도 비숫한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지역 대추농가들이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 표충사 경내에서 여는 제3회 밀양대추축제는 대추 물량 감소와 비싼 가격에 우울한 축제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