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소주업체인 대선주조 인수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시와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업종단체까지 잇따라 입장을 밝히고 나서는 등 지역사회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부산지역 17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행동'은 부산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조 인수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를 벌인 결과 외지기업보다는 부산지역 업체가 대선주조를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결과 대선주조 인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1%가 알고 있다고 답해 모른다는 응답 13.9%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대선주조 전 사주인 푸르밀(옛 롯데햄.우유)의 신준호 회장이 사모펀드에 대선주조를 매각한 사실에 대해서는 65.1%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했다.
또 한 때 95%에 달했던 대선소주의 부산시장 점유율이 55%선으로 떨어진 원인에 대해서는 푸르밀이 비싼 값에 대선주조를 사모펀드측에 판매한 '먹튀논란' 때문이라는 응답이 40.3%로 가장 많았고, 외지기업에서 운영해 부산 소주가 아닌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32.4%로 뒤를 이었다.
대선주조 인수방향에 대해서는 대선주조가 부산의 특색을 잘 살릴 수 있는 향토기업에 인수돼야 한다는 응답이 44.6%로 가장 많았고, 지역사회와 경제에 공헌하는 기업에 인수돼야 한다가 39.8%로 뒤를 이었다.
박인호 시민행동 공동대표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 부산사람들은 대선주조에 대해 부산소주라는 인식이 높으며 외지기업보다는 향토기업에서 대선주조를 인수해 부산기업 부산소주라를 이미지를 살려주기를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한국음식업중앙회 부산시지회도 이날 지역 일간지에 '대선주조 매각과 관련한 한국음식업중앙회 부산지회 입장'이라는 광고를 내고 "80년 역사를 지닌 부산의 향토기업인 대선주조가 다국적 기업이나 외지기업에 인수돼서는 안되며 향토기업으로 정체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부산지역 기업 및 컨소시엄에 인수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대선주조가 향토기업에 인수된다면 부산의 대표소주로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대선주조 생산제품을 먼저 애용하는 등 물심양면의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시도 지난달 29일 '대선주조 매각과 관련한 부산시 입장'이란 발표문을 통해 "대선주조는 지역기업을 넘어 부산과 부산시민의 정서적인 일체성을 상징하는 존재"라며 "향토기업의 정통성을 이어갈 수 있는 지역기업에서 대선주조를 인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대선주조는 소주라는 지역 정서성이 강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며 "대선주조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수기업을 선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선주조 인수전은 부산의 조선기자재 업체인 비엔그룹과 부산의 건설회사 삼정을 대표로 한 부산상공계 컨소시엄, 롯데칠성음료 등 3곳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로, 현재 매각 주관사인 대우증권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