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인수전에 뛰어든 재무적 투자자(FI)는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인 '골드만삭스'로 확인됐다.
17일 대선주조와 매각 주관사인 대우증권, 지역 상공계에 따르면 대선주조 인수 의사를 밝힌 부산지역 상공계, BN그룹, 무학, 롯데칠성음료, 재무적 투자자 등 5곳 가운데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재무적 투자자는 골드만삭스로, 자금 여력으로 봐서는 인수 자금이 부족한 참가기업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넘어 직접 인수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6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기룡리 대선주조 신축공장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참가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골드만삭스가 제조업체가 아니라 현재 대선주조를 보유한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와 같은 투자회사로 시세 차익을 남기고 대선주조를 되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지역 175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대선주조 향토기업 되살리기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최근 재무적 투자자는 대선주조를 또 한 번 시장 매물로 전락시킬 수 있으므로 참여를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다.
롯데그룹은 대선주조 전 사장인 신준호 푸르밀(옛 롯데우유) 회장의 '먹튀' 논란으로 빚어진 부산시민의 반감을 희석하기 위해 부산지역 상공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4일 열린 기업설명회 때 만약 인수할 경우 시민 반감을 줄일 수 있는 복안이 있는지 대선주조 경영진에 물었을 정도로 부산시민 정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지역 상공계는 롯데그룹과 손잡으면 인수 자금 확보와 주류업체 경영노하우 부재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지만 향토기업을 외지 기업에 넘기는 것을 도와준다는 비난 여론에 부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 상공계는 참여기업이 애초 10여 곳에서 주관사 (주)삼정을 비롯해 7곳으로 줄고 서류 제출이 늦어지면서 기업설명회 일정이 추석 이후로 연기됐다.
조정희 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롯데가 지역 정서를 의식해 부산지역 상공계와 연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이는 대선주조를 망가뜨린 장본인이 다시 인수하려는 염치없는 짓이자 부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롯데칠성음료의 인수 참여 포기를 촉구했다.
조 공동대표는 또 "롯데, 재무적 투자자에 향토기업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대승적 차원에서 부산지역 상공계와 BN그룹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과 조성제 BN그룹 회장의 결단"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