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낮 12시 30분 강원 정선군 정선읍 정선중.고등학교 급식소에 취재진이 몰려왔다.
이날이 정선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든 학생에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작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방학이 끝나고 오랜만에 학교 급식소에서 친구와 함께 점심을 먹는 학생들의 얼굴도 상기돼 있었다.
이날 식단은 잡곡밥, 국, 닭고기 복음, 생선 튀김. 채소샐러드, 빵, 김치로 푸짐했다.
정선중 2학년 지송렬(15) 군은 "무상급식이라고 해서 질과 양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돈 내고 먹던 점심과 차이 없이 맛있다"라며 제법 어른스럽게 첫 무상급식 소감을 말했다.
지 군과 나란히 앉아 있던 김형진(15) 군은 "엄마가 '야호'라며 제일 좋아했다"라고 장난스럽게 거들었다.
무상급식을 하기 전에 정선중학교 학생들이 내던 한 달 급식비는 3만∼4만원 정도.
큰 액수는 아니지만, 정선중.고등학교 10명 가운데 1명이 넘는 100여명은 이 돈이 없어 국가나 자치단체, 기업 등의 지원에 급식비를 의존했었다.
최승준 정선군수가 모든 학생에 대해 무상급식을 해야겠다고 다짐한 것도 바로 이같이 얻어먹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최 군수는 "학교 현장에서는 누가 급식비를 지원받는지 다 안다"라며 "때문에 급식비 지원을 위한 절차와 과정 그 자체가 비교육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친구들의 강력한 추천을 받고 인터뷰를 시작한 정선중 3학년 이성현(16) 양은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다 좋아하고 부모님들도 솔직히 기뻐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권수민(16) 양이 "원래 공짜 더 맛있어요"라고 소리쳤다.
중학생들의 식사가 다 끝난 이날 오후 1시께 최 군수와 정선군청 간부공무원들이 첫 무상급식을 함께하려고 급식소를 찾았다.
최 군수는 "재정 형편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친환경 재료를 확대해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지역농업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무상급식 수혜 대상은 60학교 4442명으로 정선군은 지역 농업 활성화를 위해 현재 15개 품목에 그치는 지역 생산 친환경 음식재료를 이른 시일 내에 60개 품목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