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일반고 3학년인 김 모 양은 요즘 학교 급식을 신청하지 않고 점심과 저녁 두 끼를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학교 급식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김 양은 “학교 급식은 먹을 게 없어 일부러 신청하지 않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다”며 “한 반에 2~3명 정도는 이런 이유로 도시락을 싸와서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학교 급식이 균형된 식단으로써, 영양공급이 가장 절실한 시기인데 학교 급식으로는 불안하다”면서 “요즘 많이 대두되고 있는 무상급식 실시에 앞서 급식의 질부터 개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최저가 낙찰로 학교 급식 식자재 납품업체가 줄도산하고, 이로 인해 급식 질 저하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무상급식 시행 전에 급식 질부터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2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부산지역 초·중·고 한 끼 급식 평균가는 초등학교 1915원, 중학교 2329원, 고등학교 2600원이다. 이 금액에는 식자재는 물론 전기료, 수도료, 조리사 인건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경상비의 비중은 20%에 이른다.
식자재 납품업체 모 대표는 “90% 선에서 식자재 납품을 낙찰 받는다 해도 각종 비용을 고려하면 하청업체는 사실상 75~80% 수준으로 낙찰 받는 셈이어서 식자재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급식의 질은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무상급식 예산을 상향 조정하지 않고 현 수준에서 책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급식 단가를 평균 단가로 맞춰 예산을 책정할 경우 해운대 지역처럼 급식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의 급식 질은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무상급식 실시에 앞서 급식 질 개선 제고를 위해 관련 예산을 올리고 경상비 20%를 교육청이 부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식자재 납품업체가 경상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그만큼 수익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시 교육청 관계자는 “향후 초등학교 무상급식 단가를 평균 단가로 맞출 것인지, 급식의 질을 높이기 위한 추후 수익자부담을 허용할 것인지는 좀 더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