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소는 총성 없는 전쟁인 “종자전쟁” 과 국제적인 식물품종보호제도의 전격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 해조류 유전자원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약 26만 여점의 종자를 보존하고 있어 세계 6위의 유전자원 보존국가이지만 해조류에 대한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유·관리하고 있는 기관은 수산과학원 산하 해조류바이오연구소가 유일하다. 해조류의 경우 일반 식물을 보관하듯이 건조시켜 냉동·냉장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물속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종자(사상체, 배우체, 포자 등)를 보관하기 때문에 해조류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이는 사실상 유지 자체가 어렵다.
해조류바이오연구소는 2010년 현재 김 107 계통주(자생종 75, 도입종 32)를 비롯하여 미역, 다시마, 곰피 등 총 126 계통주를 보존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양식 대상종 위주로 계통주를 수집했으나 앞으로는 대상종을 더욱 넓혀서 국내 자생종 뿐 아니라 해외자원도 적극적으로 수집할 예정이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환경변화에 의해 해조류 자체가 소멸되어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유전자원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강원도의 토종다시마로 알려져 있는 "개다시마”는 2008년부터 종자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으나, 현재는 서식 자체를 확인하지 못해 우리나라에서 소멸돼 버린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해조류는 800여종이며 지역별 고유한 특성을 가진 토종자원의 존재를 고려해 볼 때 향후 5,000 계통주 이상의 유전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토종 자원은 각종 유용한 유전인자를 갖고 있어 신품종 육성의 근간이 될 뿐 아니라 생명공학의 무한한 원료로 제공될 수 있다.
한편 농업분야에서는 농진청 소속의 국립농업유전자원센터가 2008년부터 독립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5만점(1,800종)을 보존하고 있고 관리 인력도 56명에 이른다.
수산분야의 유전자원 보존은 아직 그 규모가 작고 시작에 불과하지만 해조류 유전자원 확보는 세계적으로도 시작 단계에 있으므로 국내에서 서둘러 준비한다면 종자전쟁의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해조류바이오연구소에서는 유전자원 탐색, 수집, 보존, 특성평가, 활용 등을 위해 인원 및 예산을 확보해 총성 없는 전쟁을 최 일선에서 적극 방어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