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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물 물가 올해도 `불안'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농수산물 물가가 올해도 새해 벽두부터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부지역에 내린 폭설로 연초부터 농산물의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진데다 유가, 곡물가 상승 등 생산비 증가 요인까지 겹칠 경우 올해 물가 역시 장담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농산물 가격이 오른 데는 재배면적이나 작황 외에 상반기 생산비 증가가 영향을 미쳤고, 유가와 환율이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농촌경제연구원 최지현 선임연구위원은 "농산물 가격은 수요가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공급 측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지난해 농업경영비가 많이 오른 것이 농산물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즉, 채소나 과일의 경우 노지 재배보다 시설 재배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휘발유나 경유 등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국제유가는 2008년 배럴당 94달러에서 지난해 62달러로 34.0% 하락했지만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유가 하락의 혜택을 고스란히 보진 못했다는 지적이다.

축산업 역시 국제 곡물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아 사료 가격이 폭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상반기에 많이 올랐다. 배합사료의 경우 양계용이 작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1.4%, 양돈용이 15.1%, 비육우용이 38.4%, 낙농용이 15.5% 증가해 축산 농가의 부담을 증가시켰다.

올해의 경우 환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일단 농축산물 생산에 필요한 수입물가를 안정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 신호라고 볼 수 있지만 유가의 상승 추세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연구위원은 "곡물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섰다고는 하나 작년보다 오르고, 유가 역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며 "이런 불안정성이 있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다만 농산물 가격이 생산비용 외에도 날씨나 재배면적, 축산업은 사육두수 등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섣불리 농축산물 가격을 예측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1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생선 및 조개류 물가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지난 5일 기준으로 볼 때도 작년 1월 상순에 비해 명태 가격은 36.7%, 갈치는 19.2%, 건미역은 13.2%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수산물 수입감소에다 재고부족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국내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한 가격이 떨어지길 기대하긴 쉽지 않다.

다만 수산물 물가는 어종별로 엇갈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고등어나 조기, 홍어 등은 지난해 풍어로 인한 재고가 증가하는 바람에 가격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오징어나 명태의 경우 어획량에 따라 가격 변동이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산물의 경우 어획량과 별개로 품질 역시 가격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이기 때문에 어획실적도 변수로 지적된다. 지난해의 경우 어획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났음에도 가격이 오른 것은 예년에 비해 품질이 우수한 어종이 많이 잡혔기 때문이라는 것.

해양수산개발원 강종호 부연구위원은 "수산물 물가는 일반 공업제품과 달리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물류.유통 비용의 영향도 받겠지만 산지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