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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도매가, 폭설 영향으로 급등

4일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쏟아진 폭설로 농산물의 도매가격이 최고 65%까지 치솟는 등 급등하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농산물 가격 불안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거래된 청과류 407개 품목 중 107개 품목의 가격이 전날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반입 물량이 4일에 비해 59% 수준으로 뚝 떨어지면서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도매시장의 물건은 전날 밤부터 새벽 사이 들어오기 때문에 4일에는 폭설의 영향이 거의 없었고, 오늘 그 영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상추(4㎏)는 4만1937원에서 5만9482원으로 42.0%나 올랐다. 반입량이 64t에서 28t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열무(1.5㎏)는 1780원에서 2950원으로 65.7% 올랐고, 미나리(4㎏)은 2만3217원에서 3만5210원으로 51.7% 상승했다. 시금치(400g)는 1650원에서 2075원으로 25.8%, 배추(10㎏)는 4558원에서 4842원으로 6.0% 각각 올랐다.

그러나 407개 품목 중 206개는 보합세를 보였고 하락한 품목도 있었다. 무(18㎏)의 경우 반입량이 15% 줄었는데도 가격은 6022원에서 5804원으로 4.0% 빠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가 많은 무.배추 등 주요 품목은 공급량 감소에도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했다"며 "일단 폭설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도 이 물건을 덜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양파, 감자, 과일 등 장기간 저장이 가능한 품목도 대체로 가격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일부 품목의 가격 급등이 수도권 지역의 운송 차질로 인한 일시적 반입량 감소 탓이라고 보고 있다. 교통 마비로 농산물 유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낮 12시까지 농식품부 재해대책상황실에 접수된 대설 피해 농가는 비닐하우스 54개 동(2.8㏊), 인삼 재배시설 7곳(1.3㏊), 축사 20개 동(0.7㏊)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하우스 7개 동(0.4㏊), 인천에서 하우스 5개 동(0.3㏊), 경기에서 하우스 33개 동(1.79㏊), 인삼 재배시설 2곳(0.13㏊), 축사 13개 동(0.4㏊) 등이다.

또 강원에서 하우스 3개 동(0.1㏊), 인삼 재배시설 4곳(0.5㏊), 축사 4개 동(0.1㏊), 충북에서 하우스 6개 동(0.23㏊), 인삼 재배시설 1곳(0.7㏊), 축사 3개 동(0.2㏊.닭 3000마리 폐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눈이 녹으면서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동절기 농산물의 주(主)산지인 남부 지역은 폭설 피해가 없고 현재까지의 피해 규모로 인해 농산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12월부터 이듬해 2월은 온실 가동비용과 재배지역 제한 등으로 인해 채소류 가격이 비싼 시기다. 여기에 올겨울은 작년 12월부터 강한 추위가 이어지면서 채소의 생육이 부진한 것까지 겹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실제 소비자들이 농식품을 구입하는 대형마트나 동네 슈퍼마켓 등에서는 도매가격의 변동이 완화돼 반영되기 때문에 소매가격의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날씨와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채소류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며 "다음 달 설까지 고려해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