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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수출로 외화도 벌고 부농의 꿈 키워

진주시 수곡면 들녘은 하얀 비닐하우스가 들판 전체를 뒤덮고 있으며, 이 하우스의 모두가 딸기를 재배하고 있을 정도로 면단위 지역으로는 전국 최대의 딸기 주산단지이다. 수곡지역에서 생산되는 딸기는 연간 250ha 면적에서 1만여t에 달하고 금액으로는 300억 원대에 이른다.

13일 이곳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이병호(48·진주시 수곡면 원내리)씨는 지역의 일반적인 딸기재배농과는 좀 다른 특이한 인물이다. 자신이 직접 딸기를 재배하면서 작목반을 구성해 반원들과 함께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직접 딸기를 수출해 외화도 벌어들이고 부농도 일구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가 이끄는 작목반은 지난해 일본에 160t의 딸기를 수출해 13억 원의 외화를 벌어 들였으며, 올해는 일본 외에도 동남아 시장 등에 300t의 딸기를 수출해 25억 원 이상의 소득을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IMF의 여파로 10년간 경영해오던 제조업이 연쇄 부도로 파산한 후 모든 것을 정리하고 1999년 4월 귀농한 후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탐탁지 않은 판로로 고민하던 중 진주시의 도움으로 수출 길을 알게 돼, 27명의 선후배들의 뜻을 모아 수출작목반인 알찬수출영농조합을 결성하고 작목반장직을 맡아 2002년 일본으로 첫 수출을 했으나 세상에 쉬운 일은 없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농약안전사용기준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각 농가는 농약사용관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고 일본수입업체 농약관리 담당자로부터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안전성교육을 받았다. 지금은 생활화 되어 있으나, 그 중요성을 각 농가에 인지시키는 일은 쉽지 않았으며 많은 수업료도 지불 했다. 계약물량 이행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해외 바이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과 손전등을 들고 기나긴 겨울밤을 하얗게 지새우기도 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조금씩 신뢰를 쌓아 지금은 매년 10월말이면 해외 바이어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겨울 작물 국내 유일의 대일딸기수출산지로 자리매김 되어가고 있고 2008년 작기는 약 50톤을 수출했는데 올해는 두 배의 양을 요구해 협의 중이며, 연이어 개척한 동남아시장 바이어들도 이제 또 다른 친구로서 이곳을 찾고 있다.

지난 6월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주최한 벤처농업인 해외마케팅에 참가해 상담장에서 만난 싱가포르 및 말레이시아 바이어가 지난 10월말 알찬을 방문해 구체적인 물량 공급을 협의했고 지난달 16일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또 일본과 대만의 바이어가 이곳을 다녀갔고 주문량은 이미 생산량의 100%를 초과한 상태이다.

올 들어서는 진주시로부터 1억 원을 지원받고 자부담 1억 원을 보태 2억 원으로 150평 규모의 선별장을 건립하게 됐다. 단지 선별장이 문제가 아니라 보금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 작목반원들에게는 큰 희망이 됐다.

이씨와 작목반원들은 아직도 보완해야 할 일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우선 유통구조개선 및 사업 다각화를 통한 부가가치창출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알찬에서는 진주산업대 최윤석 교수팀과 딸기를 이용한 잼과 요플레제품 생산을 위한 가공 산업 진출을 협의 중이다. 또 일본의 교류단체와도 정기적으로 기술협의를 하고 있다.

또 "철저한 품질관리, 어김없는 약속이행을 통한 상호 신뢰구축으로 안정적 판매를 도모하고 세계제일의 한국알찬딸기를 목표로 하루하루 반원들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이씨는 "앞으로 관계당국에서 각종 시설설치 등을 위한 지원을 더 늘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