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가 넘쳐나는 쌀 판촉을 위해 지역이나 농협RPC(종합미곡처리장)는 물론 정미소마다 쌀에 브랜드를 붙여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 브랜드가 너무 난립돼 오히려 판촉이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 지 오래됐다.
경남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20개 시ㆍ군과 농협과 민간 RPC, 정미소 등이 사용 중인 쌀 브랜드는 현재 209개에 이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까지 지적됐던 쌀 브랜드 통ㆍ폐합을 위해 경남도와 시ㆍ군, 농협 등이 본격 시동을 걸었다.
15일 경남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쌀 브랜드는 시ㆍ군이 직접 만든 것이 9개, 농협RPC 58개, 민간RPC 33개, 정미소 등 기타 109개 등이다.
시ㆍ군별로 보면 밀양이 28개로 가장 많고 합천 18개, 함양 17개, 고성과 하동 각 15개 등으로 군 지역은 모두 10개가 넘는다.
전국적으로는 8개 광역시가 114개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고 충남 315개, 전남 270개, 경북 234개, 경기 213개 등 모두 1721개에 이른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쌀 브랜드 통합에 나서 의령과 하동, 김해 등에서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의령군은 의령농협RPC가 사용 중인 '자골산골짝쌀' '찬들찬들미' '아주 특별한 아침 쌀' 등 6개 브랜드를 올해 생산분부터 군 전체 브랜드인 '토요애'로 통합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동군도 금남농협RPC가 사용 중인 '농협청결미'와 '해조은들' 등 6개 브랜드와 옥종농협RPC 브랜드인 '어머니쌀'을 '하옹촌'으로 통합해 내년부터 사용키로 했다.
김해에서는 올해 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사업이 완료되면 농협공동법인RPC의 브랜드인 '금관가야'와 '보답' '금이야 옥이야' '왕의 땅' 등 6개를 '가야뜰'로 통합키로 합의했다.
브랜드가 가장 많은 밀양에서도 '미르피아'로 통합키로 하고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도내에서도 지역별로 기후가 다르다 보니 벼품종이 모두 다르고 RPC 등이 고유 브랜드를 고집하기 때문에 통합이 생각만큼 쉽지 않고 속도도 늦다는 것이 경남도의 고민이다.
경기도의 경우 대부분 품종이 '추청벼'로 단일화돼 있지만 병해충과 쓰러짐에 약해 태풍 영향을 많이 받는 남부 내륙지방에는 적합하지 않다.
경남만 해도 지리산 인근 서부내륙과 중부, 동부 등의 기후조건이 달라 벼 품종도 모두 다르게 쓰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성이 생명환경농법을 도입하면서 품종 단일화를 시도하고 있고 도에서도 가능하면 단일 들녘에는 같은 품종을 사용해 브랜드를 통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남 쌀이 전국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ㆍ군별, RPC별로 1∼2개 브랜드로 통ㆍ폐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합하는 브랜드에는 포장재를 지원하고 우수 브랜드 쌀을 매년 평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