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내 대형마트가 먹거리 원산지를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외국산으로 나눠 표기하던 과일과 채소에 산지뿐만 아니라 생산자 이름까지 적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있으며, 백화점, 전통시장, SSM(기업형 슈퍼마켓) 등 다른 유통업체와 차별화한 전략이다.
홈플러스 마산점 식품관에는 ‘생산지역 실명제를 시작 합니다’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다. 원산지를 국내산이 아닌 생산지역으로 표시해 판매하는 것이다. 아직 그 품목 수가 20개 안팎이지만 소비자 반응이 좋아 품목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부산 기장에서 가져온 당근, 전남 해남산 고구마, 강원 홍천에서 난 풋고추 등 생산지역 실명제 제품은 식품관에서 대접을 받으면서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진열돼 있다.
이마트 마산점도 지난 4월부터 '품질 실명제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품질 실명제 제도는 생산 과정부터 상품의 질을 관리하는 선행 관리 시스템이다. 이마트 마산점 식품관 천장에는 생산자와 생산자 단체 또는 산지 실명제를 나타내는 전국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이력 추적 제도와 지리적 표시제 등을 통해 소비자가 생산 과정을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에서 만난 한 주부는 "사는 지역에서 생산하는 시금치와 고추를 보니 왠지 믿음이 간다"며 "대형마트서 원산지를 더 구체적으로 표시한다면 대형마트를 믿고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본사와 직접 계약한 위탁농장 생산품 중심으로 산지와 생산자 연락처 등을 꼼꼼하게 표시해 놓았다. 롯데마트 신선식품 담당자는 "대형마트 규모가 크다 보니 한 물품을 여러 곳에서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품질과 가격을 고려해 산지 직송을 늘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원산지 표시를 꼼꼼하게 따지자 도내 대형마트들은 일제히 오는 11일까지 산지직송전을 대대적으로 열고 있다.
롯데마트는 창원 단감 한 상자 6980원, 순천 한우 7980원(100g), 상주 감자를 한 봉지 1980원에 판매한다. 이마트는 나주 배, 제주 밀감, 안동 간 고등어 등 전국 유명 산지에서 물품을 공수했다. 홈플러스도 벌교·통영·마산에서 가져온 새꼬막과 문경 사과를 내놓았다.
홈플러스 마산점 식품관 매니저는 "요즘 ‘로컬푸드 바이’라고 해서 소비자가 지역 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며 "원산지 표시 하나로 소비자들의 대형마트 신뢰도가 향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