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식 환경 악화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피조개 양식장에 다른 패류를 양식시키는 실험을 한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능을 상실한 피조개양식장의 대체 활용 방안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10일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경남 남해 강진만 해역의 경제성이 떨어지는 피조개 양식장에 처음으로 시험 살포한 길이 2.9㎝, 무게 5.6g의 바지락 치패가 지난달 기준으로 길이 3.2㎝, 무게 7.6g으로 성장했다.
생존율은 60%로, 바지락 치패를 뿌리는 일반적인 조간대 어장(썰물과 밀물의 흐름 때문에 뭍이 드러나는 어장)과 비슷한 생존율을 보여 대체 양식품종으로서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남해수산연구소는 올 초 남해군청의 협조를 얻어 시험 어업을 거쳐 지난 5월 남해 강진만 해역과 사천시 해역을 시험어장으로 지정해 길이 1.5㎝, 무게 1g 내외의 새꼬막을 살포한 결과 지난달 기준으로 10g 안팎으로 성장했고 생존율은 95%에 달했다.
남해수산연구소가 피조개 양식장에 대체 품종을 투입한 이유는 전국에 있는 800여 개의 피조개 양식장 중 남해안의 일부 양식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남해안의 피조개 양식장은 연간 생산량이 5만~6만 t에 이르렀고, 생산된 피조개는 일본으로 수출돼 어민들에게 상당한 소득을 안겨주던 황금어장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접어들면서 기후 온난화 때문에 수온 상승, 여름철 빈산소수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피조개들이 대량 폐사하면서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지금은 연간 2000t이 생산된다.
피조개는 지금도 생산량의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되며 비싼 경우 10㎏당 10만 원이나 되는 고급 품종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남해수산연구소는 경제성이 다소 살아있는 양식장에는 악화된 주변 서식 환경 변화에 강한 피조개 품종을 발굴해 종묘를 뿌리는 한편 경제성을 사실상 상실한 양식장에는 대체 품종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남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새꼬막을 비롯해 유용한 패류의 대체 양식 품종개발은 생존율이 매우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는 피조개 양식어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