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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급식비 지원명목 특정 브랜드 강요

김해시가 향토기업 활성화와 친환경 학교급식을 위해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품목에 대해 특정업체가 판로를 독점하면서 지역 영세업체들이 운영위기에 처했다.

특히 김해시는 학교급식비 지원을 명목으로 축산물의 경우 특정단체의 인증서를 받은 업체를 권장하고 있지만 관내 대다수 업체들은 시설이 영세해 인증을 받지 못해 학교급식 납품기회 조차 제외되면서 영세업체 보호를 위한 지원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20일 김해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관내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된 친환경 급식비 지원 사업은 올해 초등학교 56개, 중학교 29개, 고등학교 2개교 등 모두 87개교에 30억 원에 달하고 있다.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 지불하는 급식비는 평균 1인당 1800원~2500원이며, 시가 급식비로 보조하는 금액은 학생수에 따라 학교마다 1인당 250~600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시는 예산지원에 따른 축산물 구입과 관련, 올해 초 학교급식식품심의회를 열어 소비자시민모임에서 인증 받은 김해축협의 ‘천하일품’ 등 4개 업체의 제품을 우수 브랜드 축산물로 선정해 학교에 권장하고 있다.

시 관내에는 10월까지 총 107개 식육포장처리업체가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하고 있지만 김해축협이 80여개 학교의 납품을 통해 연간 40~50억 원 상당의 학교시장을 독점하면서 지역 영세업체들은 판로가 막혀 도산위기까지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들 영세업체들은 무리를 하면서까지 비용을 들여 시설을 재정비하고 있지만 축협과 같은 급식납품 규정에 맞추기는 어려운데다 다른 판로의 개척을 노력 중이지만 이마저도 힘든 실정.

식재재 납품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4~5개 학교에 매달 평균 6000만 원 상당의 축산물을 납품했지만 올해부터 학교에 납품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 업체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으나, 영세업체는 이정도의 규모라면 거의 문을 닫아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는 안전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인증을 받은 우수한 브랜드 축산물인 이들 4개 업체의 제품을 학교급식식품심의회를 열어 권장했다"면서 "다른 의도는 없지만 영세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다른 인증을 받은 제품이면 내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 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