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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수산물시장 연근해 물량 공략

부산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 유치한 대형트롤어선들이 위판한 오징어가 연근해 공판장에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부산시와 부산시수협이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연근해 물량 유치를 둘러싸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가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연근해 물량 유치에 나서자, 부산시수협은 위판고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반발이 거세다.

12일 부산시에 따르면 산하 기관인 국제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는 지난 8월 말 지역 대형트롤어선 50척의 절반이 넘는 30척 가량의 물량을 끌어오는 등 연근해 물량 유치에 치중하고 있다. 관리사업소가 대형트롤어선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조기 활성화를 위해서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정식 개장한 지 1년이 됐지만 처리 물량이 저조한 상황이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은 당초 수입물과 원양산 등 냉동 수산물 위판이 주력이었으나 원양·수입물 법인 2개 법인 중 1개 법인이 최근 퇴출(본지 10월10일 11면 보도)되는 등 시장 활성화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관리사업소는 먼저 연근해 물량 유치를 확대해 시장 활성화의 기반을 다진 뒤 점차 냉동 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 같은 관리사업소 측의 움직임에 남포동 자갈치공판장을 소유한 부산시수협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형트롤어선은 자갈치공판장의 최대고객으로, 지난해만 전체 위판고 588억 원 중 61.2%에 달하는 360억 원의 오징어를 위판 했다. 게다가 부산시수협은 수백억 원 대의 자본잠식 상태로, 직원을 감축하고 자산 매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트롤어선 물량을 잃게 되면 회생작업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산시수협 관계자는 "시가 지도선을 이용한 단속 권한을 내세워 대형트롤 선사와 자갈치 중도매인에게 물량을 국제수산물도매시장으로 돌리도록 하고 있다는 항의전화까지 받았다"며 "시가 물량 유치를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상거래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수를 두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오징어 물량 단속은 정부 소관사항으로 부산시와 상관 없는 일이고 현재 위판 되는 물량들은 기존에 매매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