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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뭄에 자연산 송이‘금값’

“창녕 화왕산 옥천 계곡에도 송이버섯이 씨가 말랐어요.”

가을철 최고의 보양음식으로 꼽히는 자연산 송이버섯이 올 가을에는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6~7월 여름송이가 나올 때만 해도 장마철로 많은 비가 내렸고 일교차도 커지면서 일찍이 출시되는 등 수확량이 적지 않아 농가 소득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여름송이가 나온 이후 산청을 비롯해 지리산 지역과 창녕 화왕산 일대에는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 등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송이 채취업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송이 채취전문업을 하는 김모씨는 "8∼9월 들어 평균 30mm 정도의 비가 3∼4회 정도 내렸으면 올해 채취량은 풍족했을 것"이라며 "올해는 가을 가뭄으로 지난해와 같이 송이 구경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창녕 화왕산 옥천계곡에서 식당업을 하는 서모(41·여)씨는 "여름송이는 제법 많이 채취돼 가을송이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가뭄 등으로 전혀 구경조차 힘든다"면서 "손님들이 송이를 원할 경우, 여름 송이나 북한산 송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리산이나 창녕 옥천 화왕산 등 도내에서 송이가 채취되지 않다 보니 지역에서 판매되는 송이는 대부분 경북 봉화나 울진, 청도산이다.

가뭄으로 평년에 비해 질이 떨어지지만 이들 송이의 가격은 A급이 1kg에 100만~120만 원대, B급이 80만~90만 원대, 등외가 40만~5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가을송이가 흉작인 것은 지난해와 같이 올 가을에도 고산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아 건조한 데다 낮 기온까지 높아 버섯 균사가 잘 자라지 못해 거의 채취를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을송이가 풍작을 이룬 2007년에는 첫 채취 때 1kg에 80만 원 선에서 가격이 형성됐다가 물량이 쏟아지면서 A급이 20만∼25만원까지 판매되기도 했다.

송이는 죽은 나무에서 크는 일반 버섯과 달리 버섯 포자가 살아 있는 소나무 뿌리에서 발아해 자란다.

송이버섯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조차 양식 기술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것은 소나무와 송이의 공생 메커니즘을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송이는 온도와 습도에 매우 예민해 섭씨 10~25도의 기후에서 비가 자주 내리는 게 생장의 최적 조건으로, 높은 산 소나무에서만 자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송이의 독특한 향과 맛, 버섯의 항암 효과가 알려지면서 수요는 급증하지만 공급은 항상 모자라는 실정이다.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비롯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종양억제 물질도 함유돼 있는 송이는 맛과 향이 뛰어나 버섯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