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성 막걸리를 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주는 서울 문배주, 충남 면천 두견주, 경주 교동법주 등 3종이며 막걸리는 지정된 사례가 없다.
부산 금정구는 금정산성 막걸리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문화재청을 방문해 관련 사항을 협의했다.
이런 과정에서 산성막걸리는 전국 막걸리 제조공장 가운데 전통 제조법이 유일하게 잘 남아 있는 점이 유리한 조건으로 꼽혔다. 하지만 옛 문헌상 금정산성에서 막걸리를 제조했다는 기록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금정구는 조선 숙종 때 금정산성을 축성하는 과정에서 범어사 스님들이 동원됐고, 승병으로 산성을 지켰다는 기록이 범어사 문헌에 전해져 오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자료를 뒤지다 보면 금정산성에서 막걸리가 빚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범어사 성보박물관 나철회 학예연구관은 "금정산성 막걸리와 관련된 옛 문서를 찾아달라는 금정구의 협조 요청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님들의 문집 등에서 산성 막걸리와 관련된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정구는 조만간 향토사학자 등으로 '금정산성 막걸리 무형문화재 지정 추진위원회'를 결성할 예정이다. 또 산성 막걸리가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금정산성 안에 막걸리 박물관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봉복 금정구청장은 "지난달 3일 농림수산식품부 주최의 막걸리 트랜스포머(변신)전에 참가했을 때 전통방식으로 빚어진 산성 막걸리의 인기가 높았다"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누룩을 발효시켜 만드는 산성 막걸리를 후대에 계속 전수하려면 중요 무형문화재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