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격 하락에다 수입 농산물의 공세로 어려움을 겪는 경남지역의 농산물들이 해외수출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0일 시ㆍ군과 농협 등에 따르면 합천유통(대표 박우선)은 최근 합천에서 생산한 '해와 人 쌀' 700t을 뉴질랜드에 수출하기로 현지 업체와 계약하고 이달 안에 선적할 예정이다.
합천지역 쌀이 뉴질랜드에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천유통 김효영 총무과장은 "쌀값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하고 안정된 판로를 마련하기 위해 수출에 나섰다"고 말했다.
합천유통처럼 국내 쌀값 하락을 수출로 돌파하려는 지자체와 농협 등의 해외시장 개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80㎏짜리 쌀 한 가마 가격이 16만 2000 원(전국 평균)이었으나 올해는 15만 7900원으로 하락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14만 4000 원대로 떨어져 벼 재배 농민들의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거창군의 남거창농협(조합장 하태규)은 이달 초순께 '푸르네! 우렁이 쌀' 10t을 부산항을 통해 호주로 수출했다.
남거창농협은 올 연말까지 호주에 모두 100t의 쌀을 수출하기로 했다.
자체 브랜드인 `푸르네! 우렁이쌀'은 거창의 맑은 물과 청정한 공기 속에 재배돼 미질이 우수한데다 최신 도정시설로 품질을 관리해 현지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주에서 생산된 쌀도 미국 식탁에 오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남사무소가 진주시 주홍미곡종합처리장에서 생산한 쌀 '동의보감'을 현지 한남체인에 20t을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한남체인은 LA, 플러튼, 다이아몬드바 등에 5개 매장을 갖고 있어 경남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추가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군 금남농협의 '해좋은들 하동꽃쌀'은 지난달 20t이 처음 미국에 수출됐는데 호평을 받아 최근 20t이 또 수출됐다.
창녕군은 우포늪 인근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우포늪 가시연꽃 쌀' 10t을 전업농유통을 통해 호주에 수출한 데 이어 올 연말까지 매달 1~2차례 200t씩을 추가 수출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우포늪 가시연꽃 쌀은 특허받은 코팅기술로 가공해 쌀벌레가 생기지 않고 밥맛이 좋아 청와대에 납품하기도 했다.
경남지역 친환경 쌀 클러스터 사업의 대표 브랜드인 '암반저장 쌀'도 친환경농법 재배에다 폐터널에 저장한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시장을 뚫었다.
경남도는 친환경 고품질 벼 재배기술을 보급하는 것은 물론 벼 건조ㆍ저장ㆍ가공시설 확충, 기능성 쌀 연구ㆍ개발, 공동 브랜드 및 쌀 생산 이력시스템 개발,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사과와 국화 등도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거창사과원예조합(조합장 윤수현)은 사과전문 수출업체인 현진월드와이드를 통해 이달 안으로 홍로사과 16.5t을 대만에 수출하기로 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는 자체 개발한 3개 품종의 스프레이 국화 54만 본을 일본에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핑키', '워트포그', '옐로 아이' 3개 품종이며 외국 품종을 재배할 경우 지불하는 1000㎡당 112만 원 정도의 로열티가 없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경남농기원은 이들 품종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여 내년에는 250만 본을 수출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2015년부터 돼지고기의 일본수출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돼지열병(돼지 콜레라) 청정화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수출로 내수부진을 타개하려는 양축농가들에 희망을 주고 있다.
시ㆍ군 관계자는 "매년 쌀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올해 사과의 작황이 좋아 산지 가격이 내려가는 등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수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농산물 수출은 농가 소득안정 그리고 국내 농산물 시세 안정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