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수돗물을 페트병 등에 담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수도법 개정을 추진중인 가운데, 수공이 경남 밀양에 비상시 식수 공급용으로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수공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수공 밀양댐 관리단은 약 30억원을 들여 밀양시 산외면 다죽리 밀양정수장 안 1300여㎡에 350㎖, 500㎖, 1800㎖들이 페트병 물을 하루 6만병(500㎖ 기준), 연간 1500만병 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난 5월 착공, 이달말 준공할 예정이다.
이 물은 경남과 부산지역에 가뭄이 심하게 들거나 주 식수원인 낙동강에 수질사고가 발생할 경우 등 비상시에 공급되고 장기적으로 전남.북 지역에도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수공은 이미 청주에 수돗물 병입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지난해 연간 800만병에 이어 올해 1000만병으로 생산량을 늘렸는데도 올해초 낙동강 수질사고 등으로 연간 1100여만병의 수요가 발생, 청주공장 한 곳으로는 한계가 있고 지리적으로도 영.호남에 물을 원활하게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어 밀양 공장을 짓게 됐다는 것이다.
밀양공장에서는 상시 1급수로 전국 최고 수질을 보이고 있는 밀양댐 물을 원료로, 정수장을 거친 후 병에 넣을 때 다시 한 차례 필터링을 해 제품화한다는 것이 수공의 계획이다.
공장은 정수와 살균, 물 주입, 포장 등을 완전 자동화한 시설 2개 라인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수공이 청주에 이어 밀양에 수돗물 병입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수공이 수돗물을 페트병 등에 담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수도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공 경남본부가 경남도와 업무협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공측은 "돌발사고 등에 대비한 순수 비상급수용이며 운송비만 지자체에서 책임지는 조건으로 공익목적에 한해 무상공급된다"며 "장기적으로 판매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정수와 살균 등 공정을 거쳐야 해 민간기업의 생수보다 단가가 훨씬 높을 수밖에 없어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