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물금모래감자’에 이어 ‘원동딸기와 원동수박’도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또 1300년 된 ‘가야진용신제’, 제례공간인 ‘가야진사’는 물론 ‘전승관’ 등 유적지도 앞으로 수몰 위기에 처했다.
10일 양산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4대강 프로젝트에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 일대 122만5000㎡ 부지를 추가, 준설을 통해 강폭을 넓히기로 하고 올 연말부터 공사를 착수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지난 70년대 중반부터 용당리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동딸기와 원동수박’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특히 원동딸기는 낙동강변 사질양토에서 재배되면서 당도가 15.7브릭스(브릭스란 당도 측정단위)로 높아 인근 대도시인 부산, 울산을 비롯해 수도권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가격면도 타 지역의 딸기에 비해 좋아 이 지역 90여 재배농가들에 연간 70∼80억 원(2800t 이상 생산)의 짭짤한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또한 원동수박도 원동딸기처럼 전국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당도가 높아 부산과 울산에서 인기를 끌면서 농가들의 소득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올 연말부터 공사에 들어가면 재배가 중단될 수밖에 없어 용당리 일대에서 생산되는 원동딸기와 원동수박 맛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농민들은 삶의 터전이 사라진다며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농민들은 "정부가 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채 밀어붙이 식으로 급급하고 있다"며 "적절한 보상과 함께 딸기.수박 등을 재배할 수 있는 부지를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1300년 명맥을 이어온 가야진용신제가 치러지는 가야진사(경남도 민속자료 제7호)도 수몰, 이전이 불가피하다. 1406년(태종 6년)에 건립된 가야진사는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목조건물로 사당 안에는 제상과 머리 셋 달린 용을 그린 액자가 보관돼 있다.
이와 함께 용신제의 맥을 잇기 위해 2006년 8억 원을 들여 완공한 전수관도 불과 3년 만에 물에 잠길 수밖에 없어 주민들은 보존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가야진 용신제 보존회 이희명 회장은 "1300년이나 이어온 전통 제례를 정부가 하천(강) 정비 이유로 문화유산을 없애 버린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소중한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