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SI)의 확산과 함께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소비량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30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대한양돈협회 등에 따르면 돼지고기 한 마리(110㎏)를 팔아 농가가 받는 수취가격(산지가격)은 SI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4일 37만1000원에서 29일 30만3000원으로 급락했다. 3거래일 새 값이 18.3%(6만8000원)나 빠졌다.
27일엔 35만2000원, 28일엔 33만6000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사흘 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돼지 인플루엔자가 창궐하고 국내에서도 의심환자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이 돼지고기에 대해 심리적 불안을 느끼고 소비가 감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육(뼈에 살코기가 붙은 형태의 고기)의 도매시장 시세(㎏당 가격)도 24일 4929.9원에서 27일 4663.3원, 28일 4461.0원, 29일 4010.9원으로 떨어졌다. 3거래일 새 거의 1000원 가까이(919원.18.6%) 빠졌다. 거의 자유낙하하는 수준이다.
대한양돈협회 관계자는 "출하 물량은 거의 변동이 없는데 가격이 크게 빠졌다"며 "실제 SI에 감염된 돼지는 전 세계에서 한 마리도 없는데 소비자들이 오해해 돼지고기가 타격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소비도 줄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창동.전주 등 3개 점의 돼지고기 판매금액은 24일 5036만2000원(5204건)에서 27일엔 4428만5000원(4891건), 28일 3059만2000원(3245건)으로 급격히 줄고 감소하고 있다.
한편 농식품부가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북미산 돼지고기에 대해 검역을 강화한 27일 이후로도 일부 물량이 검역을 받았으나 불합격 사례는 없었다.
27일에는 39건 732.3t이, 28일에는 39건 894.5t의 돼지고기가 멕시코, 미국, 캐나다 등 3개국으로부터 수입돼 검역을 통과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검역 과정에 수일씩 소요되는 만큼 현재로선 SI 발생 이후 이들 국가로부터의 돼지고기 수입이 줄었는지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