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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대규모 인사 앞두고 '술렁'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대규모 조직개편을 앞두고 내부 곳곳에서 불만과 잡음이 새나오는 등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정부조직 개편안이 지난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식약청은 1998년 조직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사는 범정부적 대국대과제 조직개편과 함께 식품.의약품 안전사고가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직능별 칸막이를 없애고 기획 기능을 강화하라는 외부의 비판을 수용한 것이어서 국장급 이하 전 직원이 인사 대상이다.

이같은 대규모 인사 작업이 진행되자 조직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윤여표 청장 재임 후 '특정 대학 인맥이 식약청 인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일부 직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A과장은 "지금까지 국장급 4-5명과 초임 과장 몇몇이 학연 때문에 주요 보직에 발탁된 반면 출신 대학이 다른 또 다른 국장은 이번 인사에서 교체될 예정이라고 한다"며 "특정 대학이나 고등학교 출신 몇몇 인사에 줄이 닿지 않으면 큰 불이익을 당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약무직들이 억울하게 표적이 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약무직 B과장은 "지난번 멜라민 사태와 이번 '석면 탈크' 사태는 식.의약 안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고질적인 인력부족과 전문성 결여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의약품국에서 약무직을 몰아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자신이 '개혁성' '경질성' 인사의 대상으로 분류될까 긴장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또 다른 C과장은 "의약품 허가.심사에 영향력이 있는 평가 파트의 과장급들 가운데는 자기 업무에만 충실한 여성 전문가들이 많다"며 "허가.심사 관련 업무를 맡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물갈이' 대상처럼 거론되는 게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와 관련한 잡음은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이번 조직개편은 유례 없이 대규모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조직내 불안과 불만도 들끓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고 인사' 소문과 추측에 대해 윤여표 식약청장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일축했다.

윤 청장은 "내가 온 이후로 실시한 인사에서 학연으로 덕 본 사람이 특별히 누가 있나"고 도리어 반문하며 "이번 인사도 학연, 지연에 전혀 상관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결과를 보면 다 알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오히려 능력 있는 사람을 찾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고민"이라며 '석면 탈크' 파동 이후 외부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조직개편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