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평소보다 술을 적게 마실 수 있도록 고안된 '현대판 계영배'(戒盈杯)가 등장했다.
29일 부산시 연제구보건소에 따르면 기존 소주잔보다 크기가 작은 '절주잔'을 2000개 제작해 음식점과 공무원들에게 시범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영배는 과음을 경계하기 위해 만든 전통의 절주잔으로서 술이 잔에 70% 넘게 차면 술잔 옆 구멍으로 흘러내리도록 만들어 진 것이 특징. 술을 줄이는 것은 물론 과욕과 지나침을 경계하자는 선조의 지혜도 담겨 있다. 절주잔은 지난 2007년 강원도 원주시가 처음 제작해 많은 호응을 받았으며, 부산에서는 이번에 처음 제작·보급된 것.
높이 5㎝, 직경 3.6㎝의 이 미니 소주잔은 잔 바닥을 유리로 2㎝ 높여 용량을 줄인 '키 높이 잔'이다. 용량은 기존 소주잔(50㏄)의 40% 수준인 20cc로 시중에 유통되는 360㎖(355㏄) 소주 1병을 이 잔에 가득 따를 경우 18잔이 나온다.
연제구보건소 최경희 씨는 "연말연시 건전한 음주와 절주를 한번 실천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하지만 음식점들이 술 매상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해 절주잔 홍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까봐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