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유.비료.사료값 등 경영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반면 가격은 떨어져 올해 소를 기르는 축산 농가와 배.감귤.채소 농가 소득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최근 경제여건 변화가 농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농업 총소득은 11조4940억원으로 작년의 12조8100억원보다 10.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업종별로는 ▲ 채소 2조5350억원(-27.9%) ▲ 과일 1조3470억원(-26.0%) ▲ 축산 1조4410억원(-17.2%) 등에서 소득이 줄었으나 곡물의 경우 쌀.콩 등의 생산 호조에 힘입어 5조4660억원에서 5조9750억원으로 오히려 9.3% 늘었다.
채소 가운데 특히 가지의 경우 소득이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고랭지배추.가을배추.가을무 총소득도 각각 1년전보다 95.5%(750억원→30억원), 48.1%(1870억원→970억원), 84.9%(540억원→80억원) 급감했다. 과일 역시 배와 감귤 소득이 78.6%(2180억원→470억원), 70.9%(2710억원→790억원)씩 큰 폭으로 줄었다.
한.육우(쇠고기) 총소득은 1년새 1조490억원에서 5320억원으로 49.3%나 깎였고 낙농업도 작년보다 28.9% 적은 4140억원에 그쳤다.
반면 쌀과 콩류는 각각 6.7%(4조7230억원→5조420억원), 84.6%(2430억원→4480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농업 총소득이 줄면서 가구당 농업소득 역시 작년의 1040만6000원에서 953만6000원으로 8.4%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가구당 농업외소득의 경우 2274만원으로 작년보다 5.5% 늘었다.
보조금 등 이전소득이 7.3% 축소됐으나 겸업소득과 사업외소득이 각각 12.2%, 12.6% 증가했기 때문이다. 농업소득과 농업외소득을 합한 농가당 전체 소득은 3228만원으로 작년의 3197만원과 비교해 1.0% 정도 많았다.
이처럼 농업 소득이 급감한 것은 품목에 따라 생산이 부진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료.농약.기름등의 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올해 비료비.사료비.영농광열비.영농자재비는 작년보다 각각 113%, 50%, 44%, 30% 큰 폭으로 뛰었다.
경제 여건 악화로 당분간 농업 소득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관측도 나왔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내년 이후 2012년까지 경제 성장률이 2%에 머물고 원달러 환율과 배럴당 국제 유가는 각각 1400원, 80달러 수준을 유지한다면 농업총소득이 한해 평균 8.2%씩 낮아져 2012년에는 8조3590억원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가구당 농업 소득도 해마다 6.4%씩 감소하나 농업외소득이 5.1%씩 늘어 전체 농가 소득은 2007~2012년 1.9%의 연평균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경제 여건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어업인 가구당 소득도 2007년 3264만원이후 연평균 1.3%씩 줄어 2012년 3061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권오복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당장은 소득이 평년보다 줄어 박탈감을 느끼는 농업인들의 생계 유지와 사기 진작을 위한 대책이 요구된다"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사료안정기금제 등 경영비 안정 제도를 신설 또는 보완하고 새로운 농업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