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적당한 날씨 덕분에 쌀 농사가 '풍년'을 맞았다.
농식품부와 통계청은 11일 전국 4130개 표본 농지를 대상으로 쌀 생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은 484만3000t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작황이 좋지 않았던 작년의 440만8000t보다 43만5000t(9.9%) 늘어난 것이며, 2004년(500만t)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재배 면적이 1년새 95만250ha에서 93만5766ha로 1.5% 줄었는데도 이처럼 작황이 좋은 것은 기상 여건 등에 힘입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0a당 쌀 생산량은 520㎏으로 작년의 466㎏에 비해 11.6%, 평년(최근 5년간 최대.최저연도 뺀 평균)의 483㎏보다 7.7% 많다. 1990년 이후 대표적 풍년이었던 지난 1997년의 518㎏도 웃도는 수준이다.
통계청은 "단위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모내기 이후 수확기까지 생육 전반에 걸쳐 날씨가 좋아 병충해 피해가 거의 없었고, 이삭당 낟알 수도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5.2%에 달했던 병충해 피해율은 올해 3.9%로 급락한 반면, 이삭당 낱알 수는 79.4개에서 82.2개로 3.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의 생산량이 90만1302t(10.4% 증가)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 충남 89만5657t(9.9%) ▲ 전북 76만2279t(10.5%) ▲ 경북 65만8779t(10.8%) ▲ 경기 50만9806t(8.6%) 등의 순이었다.
쌀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농협, 민간 종합미곡처리장(RPC) 등과 함께 작년보다 27만t 늘어난 242만t(생산량의 50% 이상)을 사들여 가격 안정을 유도할 방침이다.
우선 농식품부가 예산 7861억원을 들여 공공비축용 쌀 40만t을 매입한다. 내년 1월 중 정산에 앞서 우선 지급하는 매입 대금 기준도 당초 벼 1등급 40㎏당 4만8450원에서 4만9020원으로 인상한다.
농협도 자체 매입자금을 1만3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려 작년보다 10만t 많은 144만t을 매입하고, 민간 RPC 역시 정부지원 자금(9184억원) 등을 활용해 작년보다 6만t 이상 늘어난 58만4000t을 사들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전국 산지 쌀 값은 80㎏당 평균 16만1712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8.3% 높은 수준이다.
산지 벼 역시 40㎏당 평균 5만2753원으로 1년전보다 10.9%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생산 감소로 일단 높아진 쌀 가격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농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농지 10a당 생산비가 작년보다 늘었지만, 생산량이 함께 증가함에 따라 올해 가마당 생산비는 오히려 줄고 논농사 농가 소득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농업인들이 비료값 인상 등을 근거로 올해 쌀 농사 소득이 크게 줄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 농식품부측은 "비료값 상승률이 60%를 넘더라도 가격 상승분의 80%를 정부와 농협 및 비료업계가 부담하는만큼 실제 농업인의 생산비가 그만큼 늘어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