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에 의해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림수산식품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이상진(51) 역학조사과장은 31일 창원 더시티7 풀만 앰버서더 호텔에서 람사르총회의 부대행사로 열린 'AI와 습지' 학술심포지엄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이 과장에 따르면 최근 2여년간 겨울 철새와 외국인, 여행객, 불법으로 수입된 외국산 조류, 사료 원료 등을 대상으로 AI 바이러스에 대한 유입원과 전파 경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철새에 의한 유입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사료 원료 등에 대한 국내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이에 대한 근거로 철새의 분변 등 가검물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AI 바이러스와 항체가 검출된 바 있으며 특히 지난 4월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AI 바이러스의 경우 일본 홋카이도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것과 거의 동일했다고 강조했다.
여기다 AI 바이러스의 발병 시기가 철새가 도래하는 시점과 일치하고, 발병 지역 또한 철새가 날아드는 지역과 동일해 철새에 의한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일본과 독일, 영국,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등지에서도 AI 바이러스가 철새에 의해 옮겨진다는 연구 및 보고서가 나온 바 있다고 이 과장은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과 2006년, 올해 3차례 AI 바이러스가 발견됐으나 현재까지 인체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과장은 "철새가 날아온다고 해서 반드시 AI가 발병하는 건 아니며 탐조에는 별 문제가 없을 걸로 생각된다"면서 "그러나 AI가 닭.오리 등 가금류 사육 농가에 큰 피해를 주는 것에 비춰 피해 예방을 위해 농가들은 외부인의 차단을 철저히 하고 방역과 소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