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6일 검역이 재개된 이후 불과 3개월만에 미국산 쇠고기의 점유율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호주산과 수입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26일 농수산물유통공사(aT) 농수산물무역정보(KATI)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는 모두 4398만달러어치, 7030t의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왔다. 이는 전체 쇠고기 수입액(1억313만달러)과 물량(2만253t) 가운데 각각 43%, 35%의 비중이다.
절대 규모 뿐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다. 바로 앞달인 8월의 1945만달러, 2984t과 비교해 한달 사이 금액과 양이 각각 126%, 136%나 불었다.
이에 비해 호주산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지난달 호주산 쇠고기는 4947만달러어치, 1만501t 수입돼 금액 기준 48%, 물량 기준 5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여전히 1위지만, 미국산 검역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5월 6274만달러(1만3467t)로 전체 쇠고기 수입액인 8130만달러(1만8611t)의 77%(7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4개월만에 점유율이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더구나 추석 대목 기간임에도 불구, 9월 호주산 수입액은 8월(5950만달러)보다도 3%나 줄었다.
광우병 발병으로 2003년 12월 이후 미국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는 동안 호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켜왔던 뉴질랜드산은 더욱 타격이 크다. 지난달 뉴질랜드산 수입액과 물량은 각각 842만달러, 2312t으로 한 달전보다 각각 24%, 29% 감소했고, 점유율은 각 기준에 따라 8%, 11%에 그쳐 미국에 크게 뒤졌다.
미국 쇠고기의 점유율이 물량보다 금액 기준으로 더 높은 것은 특히 등심.갈비 등 국내 시장에서 '고급육'으로 분류되는 부위를 집중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축산물 수입검역 통계'에 따르면 이달 상순(1~10일) 소갈비의 경우 검역을 거친 미국산이 2482톤으로 호주산(1073t)의 2.5배에 달했다. 목심은 미국산이 1265t으로 호주(107t)의 10배를 넘었고, 등심 역시 미국산(542t)이 호주산(576t)을 거의 따라잡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