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범 박사 | 우리한의원 원장한번쯤은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자신의 몸에 도움이 되어서 먹는다. 영양을 공급하거나 맛이 있거나 기운이 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맛이 있고 영양가가 높은 것은 육식이다.
그런데 요즘의 화두는 채식이다. 모 방송국에서 방영되었던 ‘잘 먹고 잘사는 법’에서 채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채식과 육식의 문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 영향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커서 식품점의 야채가 동이 났다고 한다.
그 이후에 채식과 육식에 대한 논쟁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채식만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 사람은 그래도 육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 같은 논쟁을 접하면서 세상이 많이 변한 것을 실감한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먹는 것이 충분하지 않았던 때라 육류는 일년에 생일이나 설날, 추석 때나 먹던 귀한 음식이었다. 당시로선 감히 육류를 먹지 말라는 이야기는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우리가 흔하게 먹는 음식이 바로 육류이다.
그런 반면에 야채는 건강식이나 다이어트식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양은 많으면서 칼로리는 적은 과일, 야채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와 딱 맞아떨어진다.
어쨌던 양쪽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한쪽은 시대가 변해 고열량의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여러 성인병이나 난치병이 많이 생기므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육류를 먹지 말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른 한쪽은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서양 사람에 비하여 육류의 양이 적으므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육식을 먹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사상체질의학에서는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채식과 육류를 체질에 맞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음인 체질은 육식이 좋아
꼼꼼하고 정확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소음인은 소화기능이 약하여 기름진 음식이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 찬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조금만 많이 먹어도 배가 불러서 먹지를 못한다. 다른 체질에 비해 소음인 체질은 체력이 약하며 쉽게 지친다.
따라서 소음인 체질은 소화 흡수가 가능하다면 육류를 먹는 것이 좋다. 특히 소화가 잘 되는 닭고기, 양고기, 개고기 등을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소양인 체질은 채식을
화가 많고 성격이 급하며 직선적이고 행동이 빠르며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찌는 소양인은 소화기능이 강하므로 무엇이든 잘 먹고 소화도 잘 된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다보면 몸 안에 열이 많이 생기는데 그 열을 외부로 소모하지 못하면 위장으로 열이 많이 올라가 식욕이 더욱 강해지고 열은 더욱 많아지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러한 소양인의 화와 열을 내리기 위해서는 시원한 야채나 과일,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야채를 먹게 되면 위장의 열이 점점 줄어들어 식욕이 덜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육류는 적당히 먹어야 한다. 너무 많이 먹으면 화와 열을 동반한 성인병이 많이 생긴다.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 몸의 열을 빼주어야 머리와 가슴의 열도 빠지고 신체의 기혈순환도 잘 되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찬 성질의 오리고기,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좋고 신선하고 찬 성질의 생선회나 해물류를 먹는 것도 좋다.
느긋하고 무엇이든 잘 먹고 욕심이 많으며 고집이 센 태음인은 음식을 흡수하는 기능은 강하고 배설하는 기능이 약하다. 소화흡수력이 강력해 기름진 음식, 육류 등을 먹어도 소화가 안 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연히 너무 많이 먹고 운동량이 부족하며 모든 일에 욕심이 많아서 비만,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 심장질환, 등의 성인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네 가지 체질 중 육류를 가장 적게 먹어야 하는 체질이 바로 태음인이다.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적당한 양을 먹어야 하며 많이 먹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 태음인에게는 고단백의 음식을 먹으며 저칼로리로 먹을 것을 강조한다. 요즘과 같이 먹을 것이 풍요로울 때에는 자신의 식욕을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태음인들은 다른 체질보다 육류를 많이 먹어야 하지만 과식은 절대 금물이다. 먹는다면 쇠고기나 생선을 먹는 것이 좋다.
태양인 체질은 육류 안 먹어야
저돌적이고 영웅심이 많으며 선동적이고 안하무인의 마음을 갖고 있는 태양인은 맑은 기운이 돌아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육류를 많이 먹거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기가 탁해지고 더욱 발산하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더욱 급해지고 저돌적인 행동을 하게 되며 구토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대체로 태양인 체질은 몸 안의 맑은 기운을 유지하고 화와 열이 안 생기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만이 맑은 기운이 유지되고 정신이 맑아진다.
그런데 만약 태양인 체질일지라도 어쩔 수 없이 육류를 먹는다면 기름진 육류보다는 붕어, 새우, 해삼, 멍게 등과 같이 담백하고 맑은 음식들을 먹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기를 내리며 영양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