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와 배 값이 한달 만에 반토막이 났다. 올들어 태풍이 거의 없었고 날씨도 좋아 배추.배 농사가 대풍작을 이룸에 따라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배추와 배 재배 농가들이 수확을 아예 포기하고 폐기 처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9일 가락동도매시장 가격동향에 따르면 배추(3통) 도매가격은 지난 8월말 7000원이었으나 10월 첫째주엔 3천원으로 무려 57.1%나 내렸다. 무(18㎏)도 같은 기간 1만원에서 7000원으로 30%의 급락세를 보였다.
배와 사과 값도 내림세를 거듭하며 농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이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햇 배(3개) 값은 9월초 8480원에서 이달초엔 3480원으로 한달 사이 5000원이나 내렸다. 한달 사이 하락폭이 58.9%에 이르고 있다.
햇 사과(5-6개) 값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면서 9월 초 4980원에서 이달 초엔 3480원으로 30% 가량 내렸다.
배추와 무 값이 폭락한 것은 지난해 배추와 무 값이 좋아 농민들이 배추.무 농사를 2배 가량 늘린데다 올들어 태풍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상조건이 좋아 대풍년으로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 등의 농수산물 바이어들에 따르면 강원도 정선 등 배추 산지에서는 출하 비용조차 건질 수 없을 정도로 가격이 폭락하자 아예 수확을 포기하고 배추 밭을 갈아엎는 사례가 늘고 있다. 농민들에게 풍년이 오히려 재앙으로 다가온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 이명근 바이어는 "출하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면서 배추 값이 다시 오를 수 있지만 2주 뒤부터는 경기지방의 배추.무가 본격 출하될 예정이어서 또다시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와 사과 값 폭락도 역시 태풍없는 좋은 기상조건과 대풍작으로 공급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