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30일 식품안전 관리를 포함해 모든 식품 관련 업무를 총괄하겠다는 농림수산식품부의 계획에 대해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겠다"는 단호한 반응을 보였다.
전 장관은 "중장기적으로 식품안전 관리 업무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조하면서 농식품부가 최근 보인 일련의 움직임을 적극 견제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발언이 자칫 국민에게 부처 간 힘겨루기로 비칠까 우려하는 듯했다.
다음은 전 장관의 일문일답.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이 공식 인터뷰를 통해 식품안전 관리 업무를 농식품부 주관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 진흥은 농식품부가 더 잘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 진흥은 농림부가 주가 돼서 하고 부분적으로 복지부가 참여하는 게 맞다. 그러나 식품안전 관리는 식약청이 중심이 돼서 하는 게 맞다. 식약청의 기능이 미국 FDA(식품의약청) 같은 것 아닌가. 장 장관이 왜 그런 말씀을 했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국민도 국회도 생각이 나와 같을 것이다. 식품 안전을 식품 산업을 진흥하는 곳에서 맡겠다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겠다.
-식품안전관리 업무를 식약청으로 일원화하는 게 맞다는 얘기인가.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일원화하는 게 맞다. 다만 현재는 부처 간 업무가 나뉘어 있으니 누가 갑자기 일원화하려고 한다고 해서 순식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식약청으로 일원화되는 게 맞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어제 당정협의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다. 나는 그 자리에서 당에서 도와주시면 중장기적으로 식약청으로 일원화되는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얘기했다.
-식품의 생산 유통은 농식품부가 전담하고, 안전 관리는 식약청이 전담하는 방식을 뜻하나.
▲맞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지금은 나뉘어 있으니 일원화될 때까지는 공조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식품안전 관리 일원화가 되지 않아 혼란이 심한 게 사실이다.
▲이번 사태에서 느꼈겠지만 우유가 51% 들어 있으면 농림부 소관, 49% 들어 있으면 복지부 소관으로 돼 있다. 149개 품목은 농식품부가 안전 관리를 하고 있으니 당분간은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 일원화를 추진하되 현재는 각자 전문성을 갖고 공조하는 게 필요하다. 식품안전 관리 일원화는 정권 임기 내에 논의를 해봐야 한다.
-그러나 일원화되기 전까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식품 종류가 너무 많고 들어오는 곳이 다양해서 식품안전 사고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법과 고시만 갖고 대응하고 있는데 일선에서 각 부처 담당자가 수시로 바뀌다 보니 일사불란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 식품 안전 사고 대응을 위한 매뉴얼을 만들겠다. 유통업체와 수입업체, 보건환경연구원, 지방자치단체가 식품 안전 사고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지 유관 부처끼리는 어떻게 협조해야 하는 지 방법을 담겠다. 수입 전 단계부터 유통, 회수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매뉴얼을 만들어보겠다.
-멜라민 파동을 어떻게 마무리지을 것인가.
▲428개 품목을 빨리 회수해서 폐기할 것과 판매할 것을 결정하는 게 우선이다. 이 작업이 끝나면 다른 위해 식품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일을 해야겠다.
-멜라민 파동이 생각보다 오래간다. 몸도 마음도 힘들 것 같은데.
▲최선을 다 한다는 마음뿐이다. 할 수 있는 여건하에서 최선을 다하면 국민도 이해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