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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등에 수입비용 2400억원 불어

국제 쌀 값이 치솟으면서 정부가 쌀 수입에 지출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곡물 가격 급등으로 밀.옥수수.콩 뿐 아니라 자급이 가능한 쌀마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4일 농림수산식품부가 국회에 제출한 제1회 추가경정 예산안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양곡관리특별회계(양특회계) 상 '수입양곡대' 추경예산으로 3689억5500만 원을 요청했다. 이는 당초 올해 본예산으로 잡혀있던 1천611억1300만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로, 예산 증가액이 2천78억4200만 원에 달한다.

수입양곡대란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결과를 반영, 쌀 관세화를 2014년까지 유예하는 대신 해마다 들여오기로 약속한 의무수입물량(MMA)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이다.

2008년도 MMA 물량은 가공용 24만8천402t, 밥쌀용 6만3055t 등 총 31만1457t으로, 올해말까지 국제 입찰을 통해 해당 물량의 수입 계약을 맺어야 한다. 올해 체결된 물량 가운데 가공용 일부는 오는 10월말 도입되지만 나머지 밥쌀용 등 대부분은 내년에 수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해에 2008년 예산을 짜면서 가공용과 밥쌀용 평균 수입단가를 각각 t당 540달러, 650달러로 가정하고 환율은 달러당 920원을 기준으로 총 1611억1300만원(가공용 1234억600만원+밥쌀용 377억700만 원)을 수입양곡대 예산으로 배정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 이후 국제 쌀 값이 폭등함에따라 기존 예산만으로는 계약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농식품부가 8월 현재 국제 쌀 가격과 환율 등을 토대로 다시 소요 예산을 추정한 결과, 올해 MMA 물량의 도입 계약을 맺는데 모두 3995억76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책정된 예산을 2384억6300만 원이나 웃도는 수준이다.

가공용과 밥쌀용의 평균 도입 단가가 기존 산정기준(540달러, 650달러)의 2배 이상인 t당 1119달러, 1353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된데다 적용 환율도 920원에서 1000원으로 180원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기존 예산을 초과한 2384억6300만 원 가운데 2078억4200만 원은 추경예산을 받아 메우고 나머지 307억 원은 양특회계 절감 예산 등으로 충당할 방침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8월 현재 밥쌀용 백미 단립종과 중립종의 도입단가(본선인도가격 기준)는 각각 t당 1370달러, 1372달러로 작년 말에 비해 98%, 102.7%나 뛴 상태다. 가공용 현미 단립종과 중립종의 도입단가 역시 각각 109.5%, 85.3% 오른 1245달러, 1247달러에 이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앞으로 쌀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되거나 더 오를 경우 2014년까지 해마다 2만여t씩 MMA 물량을 늘려가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예산 부담이 계속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