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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안전한 식품 공급은 의무"

"일반 국민,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여기 계신 분들의 의무며, 쇠고기 문제를 겪으면서 이 사실이 다시 부각됐다"

장태평 신임 농식품부 장관은 8일 과천 청사에서 열린 '농어업인 단체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쇠고기 시련이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생각,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먹는 문제는 근본적인 문제, 국가가 해결해야할 문제다. 안정적 영양 공급과 안전, 소비자가 요구하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의무가 있다"며 앞으로 식품 안전을 농정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장 장관은 취임사에 이어 다시 "농어업인은 우리의 주주고, 경영은 주주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이므로 농어업인의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 터놓고 속마음까지 이야기하는 사이가 되자"며 단체장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생산.소비자 대표들은 주로 농.수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재영 수산단체협의회장은 "어업은 유가가 전체 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유가로 크게 고통받고 있다"며 유류절감장치 장착시 정부 지원과 휴어기 직접지불제 도입 등을 요청했다.

특히 박 회장은 최근 여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일 어업협정 파기' 주장과 관련, "한일 어업협정 타결 이후 10년동안 어업질서가 정착된 상태로, 파기되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영유권하고 관계가 없는 협정이므로 장관께서 더 이상 여권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당.정 협의 등을 통해 확실히 막아달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5개월 전만해도 농업 가운데 한우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이제 한우마저 존립 여부가 불투명해졌다"며 "더 이상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돼야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하지 말고, 당장 농가가 어려운만큼 소 출하가격 안정제 등을 발동해달라"고 정부측에 촉구했다.

일부 참석자는 '시장원리'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와 신임 장관의 농정 방향 자체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업은 돈 버는 곳, 이익을 내야하는 곳이 아니므로 농민은 주주가 될 수 없다"며 "전임 장관과 마찬가지로 CEO적 사고를 갖고 계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잦은 장관 교체에 따른 농업정책의 '연속성' 훼손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의규 한농연(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은 "장관 교체와 함께 농업 정책이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바뀌는 것은 아닌지 농업인 입장에서 혼란스럽다"며 "정책의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따른 농업인들이 더 많은 부채를 지고 손해를 보고 있다. 즉흥적으로 내놓는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중장기 차원에서 내용 있는 정책을 세워달라"고 부탁했다.

이어 열린 '식품업계 및 소비자단체 간담회'에서는 원산지 표시제와 물가 상승, 식품산업 육성 등이 주로 논의됐다.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은 "소비자 고발센터를 통해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준수를 감시할 것"이라며 "육류의 위생.안전 상태를 직접 살피기 위해 가축의 사육.도축 현장이나 수입 쇠고기 검역 현장 등에 소비자들을 참여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어 "밀가루.설탕.식용유.우유 등을 중심으로 가격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정부도 생산자측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도 고려,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가격 인상을 자제시켜달라"고 덧붙였다.

고인식 한국음식업중앙회장은 강화된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에 불만을 표시했다.

고 회장은 "강화된 원산지표시제 시행으로 음식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갈비탕.불고기 등 대중적 음식에 대해서는 원산지 허위 표시를 단속해야겠지만, 냉면.된장찌개.김밥 등의 경우 제도의 폐지를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세계 식품산업 시장 규모가 7조 달러에 이른다"며 "우리도 국내 생산에 한계가 있지만, 네덜란드 식품가공업을 통해 '동북아시아 식품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장관도 "역동적인 식품 부문을 업계 여러분들과 협력해 하나의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그는 "식품 정보를 바르게 알리는 식품 교육에 힘쓰겠다"며 "유전자변형유기체(GMO).광우병 등 식품에 대한 그릇된 정보가 공포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