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등의 수요가 늘어난데다 투기까지 겹쳐 옥수수.콩.쌀.밀 등 주요 곡물 국제 가격이 최근 2년사이 많게는 3배 이상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같은 곡물가 '초강세'는 하반기 이후까지 이어져 계속 국내 물가 불안을 부추길 전망이다.
◇ 옥수수 2.9배, 콩 2.6배, 쌀 2.1배로
3일 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세계 곡물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USDA) 집계 결과 미국이 수출하는 옥수수의 운임포함 가격(CS&F)은 지난달 14일 현재 t당 410달러였다. 지난 2006년 상반기에 평균 140달러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제 곡물가 상승세가 본격 시작된 같은해 하반기 이후 2년만에 2.93배로 뛴 셈이다.
미국산 대두(콩)의 운임포함 가격 역시 같은기간 2.63배(280달러→737달러)로, 우리가 주로 사료용으로 들여오는 미국산 대두박(콩깻묵)은 2.65배(248달러→658달러)로 높아졌다.
우리가 많이 수입하지 않는 품목이지만, 국제 쌀 값 역시 2년동안 폭등했다.
2006년 3월 t당 491달러 수준이던 캘리포니아산 중립종 쌀의 본선인도가격(FOB)은 7월 현재 2.11배인 1036달러에 이른다. 태국산 장립종도 현재 750달러로, 2006년 7월의 321달러의 2.34배 수준이다.
최근 1년만 따져도 옥수수와 대두, 대두박, 캘리포니아 쌀(중립종) 등의 상승률은 각각 78.3%, 86.1%, 87.5%, 95.8%에 달한다.
수입 농산물 가운데 단일 품목 기준으로 옥수수에 이어 두번째로 수입액이 많은 밀(소맥) 가격도 비슷한 추세다. 캔사스상품거래소(KCBOT)에서 지난달 14일 거래된 밀 선물 가격은 t당 310달러로 2년전의 1.68배며, 1년전보다는 38.4% 높다.
◇ 옥수수.밀.콩 두 배로 뛰면 소비자물가 0.7%↑
국제 수급 상황과 기후 등을 감안할 때 하반기 이후에도 당분간 곡물가격 안정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성명환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미국 중서부 지역 폭우로 옥수수 및 콩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며 "2008~2009년 옥수수와 콩 선물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쌀 가격도 베트남.인도.중국.캄보디아.이집트 등이 잇따라 자국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만큼, 계속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밀의 경우 2008~2009년 미국.러시아 등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향후 큰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성 위원은 "2006년 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한 국제 곡물가격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 추세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구조적 애그플레이션(곡물가 강세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 가공식품 개발을 통한 쌀 소비 촉진 ▲ 2모작 우리밀 생산 확대 ▲ 식량안보용 곡물 비축 확대 ▲ 국제곡물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 해외 농업 개발 등을 대응책으로 제안했다.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밀.콩.옥수수 값이 동시에 100% 오를 경우 생산자 및 소비자 물가지수는 각각 0.6%, 0.7%의 상승 압력을 받는다.
곡물별로 보자면, 옥수수 값이 각각 30%, 50%, 100% 변할 때 소비자 물가는 각각 0.1%, 0.2%, 0.4%의 변동 압력을 받고, 특히 전분.당류, 육류.육가공품, 낙농품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옥수수에 비해 파급력은 약하지만, 콩과 밀 역시 30~100% 비싸지면 각각 0.03~0.09%, 0.05~0.18% 정도의 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콩은 유지.식용유, 밀은 제분이나 빵.과자.국수류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