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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 수입업체, 쇠고기 고시유보에 '당혹'

농림수산식품부가 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오는 3일 관보에 게재하기로 한 방침을 바꿔 2일 고시를 유보하자 관련 수입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고시에 맞춰 곧바로 검역을 신청하려고 준비하는 한편 미국 현지에도 갈비살 등을 추가로 주문하는 등 판매 준비에 들어갔는데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한 쇠고기 수입업체 대표는 "업체들이 정부 방침에 따라 검역신청 등 판매계획과 일정을 세워놨었는데 모두 흐트러지게 돼서 유감이다"라며 "우리 업체는 이틀 후 미국에 담당자를 보내 현지 쇠고기 업체와 주문 등 계약상황을 점검하려고 했는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10월 검역중단으로 국내에서 발이 묶인 미국산 쇠고기를 보유한 수입업자들은 고시 유보로 보관비 부담이 늘어나는 등 손실이 커지게 됐다며 난감한 표정이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있는 미 쇠고기 5300여t 중 2000여t은 경기도 일대 냉동창고에, 컨테이너 180여대 분량에 해당하는 나머지 3300여t은 부산 컨테이너야적장(CY)의 냉동컨테이너에 보관 중인데 냉동 컨테이너의 경우 1대당 하루에 6만원 이상의 보관비가 든다고 업계는 전했다.

또다른 수입업체 관계자는 "작년 10월부터 8개월간 1억원 이상의 컨테이너 보관비를 부담하고 자금 흐름도 원활치 않는 등 압박이 커서 고시 직후 검역을 신청, 비용 부담이 적은 자체 창고로 옮길 예정이었는데 난감하다"며 "특히 언제까지 유보인지 정부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일단 언제든지 수입규정이 고시되면 곧바로 검역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와 주요 외식체인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당분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정육점이나 식당 등에서도 주문이 거의 없는 실정이지만 보관기간이 긴 냉동물량 위주로 확보를 하고 여론이 호전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고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결정할 일이긴 하지만 하루 사이에 입장을 바꾼 것은 유감"이라며 "일단 고시가 되면 검역 등을 마쳐 판매 태세를 갖춘 뒤 상황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