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는 씨를 뿌리고 난 후 신경써서 돌보지 않아도 잘 자란다 해 ‘게으름뱅이풀’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데 봄철 부추는 인삼, 녹용보다 좋다고 한다.
부추는 한해 10번까지 채취할 수 있지만 봄에 나오는 것이 가장 연하고 향긋하며 영양가가 높기 때문이다.
부추는 양기를 돋워주는 식품으로 손꼽혀 ‘기양초(起陽草)’라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 스님 같이 수도하는 사람들은 멀리했다.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맛이 맵고 냄새가 나기 때문인데 달래, 파, 마늘 등도 정력을 증진시키는 음식으로 참선수행시엔 피했다.
강인한 생명력과 다양한 효능을 지닌 부추는 음식재료로도 쓰이지만 예로부터 한방의 약재로도 많이 활용됐다.
본초강목엔 “부추는 온신고정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비뇨생식기 기능을 높여준다는 뜻이다.
또 본초비요에 따르면 양기를 보충하고 폐기능을 도와주며 위를 보호한다고 했다. 몸 속에서 제대로 순환되지 않고 뭉쳐 있는 피를 잘 풀어서 순환되도록 돕는 작용도 있다.
부추는 무엇보다 ‘간의 채소’로서 간장기능을 강화시키므로 술을 자주, 많이 마시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다.
하지만 술을 마실 때 안주로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채소 가운데 가장 따뜻한 성질을 지닌 열성식품인 까닭이다.
술 마시는 중에 부추를 먹는 것은 뜨거운 열에 기름을 들이붓는 격이니 이익보다 해가 더 많다. 꿀과 함께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대신 술 마신 다음날 설사가 잦거나 배가 살살 아픈 경우에는 부추를 적극 이용한다. 장내에 있는 독성물질도 없애주고 면역력도 높여 지사작용을 해준다.
체질적으로 몸이 냉한 사람들, 가령 손발이 유난히 차거나 피부색이 매우 흰 사람, 눈이 안쪽으로 들어간 사람은 평소 식생활에서 부추를 자주 섭취한다.
그러나 지나치게 먹으면 정신이 흐려지고 눈이 침침해지므로 너무 과하지 않도록 조심한다. 알레르기 체질들도 삼가는 것이 좋다.
부추는 주로 김치, 나물무침, 전으로 만들어 먹지만 ‘선만식물지’를 보면 간장과 식용유에 담갔다가 익히지 않고 그대로 먹거나 죽을 쑤어 먹기도 했다.
부추죽은 다시마 국물에 된장을 푼 다음 현미밥이나 불린 쌀을 넣고 끓여 여기에 부추를 넣어 뜨겁게 먹는다. 여성들이 생리통으로 고생할 때는 부추 생즙에 뜨거운 물을 타서 마시면 효과적이다.
부추에는 비타민 C와 몸 속에서 비타민 A로 변하는 카로틴이 풍부하며, 철분, 인, 칼슘, 비타민 B군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보통 비타민 B1은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약점이 있는데 부추에 포함돼 있는 알라신 성분은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부추는 강정식품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알라신은 소화가 잘 되게 하고 살균 작용까지 있어 고기를 조리할 때 함께 먹으면 좋다.
하지만 위장이 약하거나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부추는 몸을 덥게 하는 보온효과가 있어 몸이 찬 사람에게 좋으며 상식하면 감기도 예방한다.
부추는 성질이 약간 따뜻하고 맛은 시고 맵고 떫으며 독이 없다. 날 것으로 먹으면 아픔을 멎게 하고 독을 풀어준다. 익혀 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설정을 막아준다.
목이 부어서 아프고 음식이 넘어가지 않을 때 날부추를 찧어 약간 볶아 목 주위에 붙이고 식으면 갈아주면 좋으며,잠 잘 때 땀이 나는데 부추 뿌리 49개를 물 2되를 부어 반으로 달여서 여러번 나누어 마신다.
또한 귀에 벌레가 들어갔을 때, 귀에서 진물이 흘러 나올 때 부추 즙 몇 방울을 귀에 떨어뜨리면 벌레가 나오고 귀에서 진물이 멈춘다. 그리고 각종 식중독에는 빨리 부추를 찧어 즙을 만들어 마시면 곧 풀어진다.
치질로 몹시 아플 때 부추 잎과 뿌리 날것 1.2kg(2근)을 삶은 물에서 나오는 뜨거운 김을 쐬고 그 물로 여러번 씻는다.
충치통, 치통:부추를 기와 위에다 놓고 까맣게 구운 뒤 갈아서 가루로 만든다음 이것을 참기름에 개어 충치 구멍에 넣으면 곧 낫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아플 때, 종기가 부어서 아플 때는 부추뿌리를 찧어서 돼지기름에 개어 바르면 효과가 있다.
소양증에도 효과가 있다. 오줌 싸는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공복에 약간의 소금을 탄 온수에 부추씨(어른 40알, 아동 15알, 유아 5알)를 함께 오래도록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소변이 막혀서 통하지 않을 때 부추씨를 반 정도 볶아서 가루로 만든 뒤 매일 3차례 식전마다 약 12g씩 복용한다.
소아는 반량을 복용한다. 유뇨, 야뇨에는 매일 아침 식전과 취침 전에 담염수로 부추씨 20알씩 3∼5일간 복용한다. 소아일 경우 반량하고 중한 환자는 배로 한다. 효력이 있어도 계속 복용하면 장양, 강음의 효력이 있다.
여자의 대하, 남자의 양구가 위축하거나 조루할 때에는 부추씨 5되를 식초 4되, 물 3되를 섞은것에 넣어 6시간 동안 삶아 꺼낸 뒤 다시 불에 구워 말린다.
이 씨를 가루로 만들어 물에 갠 뒤 녹두알 만한 환약을 빚는다.
이것을 매일 아침, 점심, 저녁 공복에 따끈한 술로 30∼40알씩 먹는다. 장복하면 양기를 늘려주고 대하를 제거해 준다. 허리나 허벅지 아픔, 신경통도 치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