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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과 보르도 와인 잘 어울려요"

"서울에 도착한 뒤 한국 음식점에서 보르도 와인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다가 한국 음식의 맛에 놀라고, 보르도 와인과의 훌륭한 조화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보르도와인연합회(CIVB)와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SOPEXA)가 27일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부담없이 즐기는 보르도 와인 100 시음회를 열었다.

국내에도 와인 애호가가 크게 늘어나 유럽 뿐 아니라 칠레, 미국, 호주 등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와인 전문가와 마니아 사이에서 와인의 기본으로 인식되는 것이 바로 보르도 와인이다.

이번 행사는 보르도 와인 중에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잘맞으면서 비교적 저렴한 1만-4만원대 와인 100종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에 처음 왔다는 알랭 비로노(54) 보드로와인연합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어제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광화문의 한정식 집을 찾아 식사를 했다"면서 "불고기와 갈비구이 등의 맛이 너무 좋았고, 보르도 와인과도 잘 어울려서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와이너리 집안 출신의 비로노 회장은 1984년부터 보르도 지역에 위치한 샤토 마쥐로 세르시앙과 샤도 타레로를 경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CIVB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양념이 강한 불고기나 갈비구이는 떫은 맛이 강한 카베르네 쇼비뇽을 주품종으로 하는 힘있는 메독이나 코트 와인 등이 어울리고, 수육이나 삼겹살, 파전은 부드럽고 달콤한 메를로를 주품종으로 하는 생테밀리옹을 곁들이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김치와 제육볶음처럼 매운 음식은 단맛이 강한 화이트 와인과 잘 어울린다"면서 "화이트 와인의 달콤한 향이 매운 맛을 완화하고, 한편으로는 고추장의 단맛을 부각시켜 입맛에 꼭 맞았다"고 덧붙였다.

비로노 회장이 방한한 이유는 한국에서 보르도 와인의 소비가 급증하며 한국이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보르도 와인 수입은 2005년 잠시 주춤했으나 지난해 51%라는 사상 최대의 수입 증가폭을 기록하며 총 수입량이 2만7500헥토리터(1헥토리터=100리터)에 달했다.

이는 금액으로 따지면 약 200억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국은 1위 영국(약 2830억원)과 2위 미국(약 2700억원) 등에 이어 세계 12위의 보르도 와인 수입국이다.

비로노 회장은 "한국에서 보르도 와인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이 양질의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음회를 통해 선보인 보르도 와인 100가지는 지난해 한국 소믈리에 대회 우승자인 전현모, 와인 칼럼니스트 고형욱 이상황, 와인전문교육기관 WSET 코리아의 이인순, 방송인 이다도시 등이 가격 대비 품질과 한국 음식과의 궁합,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지를 종합해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