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는 2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 주도의 컨소시엄과 진로간 기업 결합을 허용하자 이를 환영하면서 곧바로 진로 인수 잔금 입금과 경영권 정비 작업에 착수했다.
하이트맥주는 특히 공정위가 내건 가격제한 등 `조건'들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21일에 있을 공정위의 추가 설명 내용을 확인한 뒤 공식적인 향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이트맥주는 그러나 내부의 잠정 계획에 따라 교원공제회 군인공제회 새마을금고 산은캐피탈 등 컨소시엄 주체들과의 협의를 거쳐 금융기관 영업일(토ㆍ일ㆍ휴일 제외) 기준으로 `10일' 안에 잔금 3조860억원을 납입하고 인수 추진단을 진로에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맥주는 앞서 지난달 3일 본계약 체결때 전체 인수대금 3조4288억원의 10%인 3428억원을 계약금으로 선납했다.
또 하이트맥주가 입금을 완료하면 진로는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5일' 안에 회사채와 주식을 발행하고 그후 `15일' 이내에 채권단에 정리채무를 모두 변제하기로 했다.
모건스탠리와 도이치증권, JP모건 등에 갚아야 할 정리채무 규모는 모두 2조4000 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맥주는 이같은 절차를 매듭짓고 빠르면 내달 하순이나 늦어도 9월중 진로의 법정관리 해제를 법원에 신청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진로는 2003년 5월이래 받아온 법정관리에서 28개월여만에 풀리게 된다.
하이트맥주는 이후 법정관리인을 대신할 새 대표이사 선임 등 진로 경영권을 정 비하고 계열사 운영 체제로 본격 돌입하게 된다.
하이트맥주는 앞으로 진로 경영을 정상화시키면서 진로 소주제품에 대해 국내 보다는 기존 일본시장 수출을 강화하면서 중국, 북미시장을 적극 개척함으로써 성장을 도모한 뒤 오는 2007년 이전까지 국내외 동시 상장 목표를 달성할 방침이다.
하이트맥주는 또 자사뿐 아니라 진로 임직원 사기 진작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와 조직 정비를 검토하고 특히 진로 임직원 전원에 대한 특별성과급 지급, 5년 간 고용보장 등의 계획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경쟁사인 오비맥주측은 이날 공정위 결정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공정위가 시장 상황을 보지 않고 법리적 판단을 저버린 채 하이트맥주에만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며 강력히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