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전 세계 반려동물 연관 산업이 1,300억 달러(약 190조 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식품 대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구 구조 변화와 반려동물 양육 인구 증가로 ‘펫코노미(Pet+Economy)’가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자 ‘K-푸드’ 수출로 검증된 사업 모델을 펫푸드 분야로 확장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 1,343억 달러의 유혹… ‘미국·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장
2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884억 달러에서 2024년 약 1,343억 달러(약 197조 원)로 연평균 7.2%씩 성장했다. 2032년에는 2,24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전 세계 시장의 47.1%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중국이다. 중국 펫푸드 시장은 연평균 18.9%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2032년 약 264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연평균 10.3% 성장해 2024년 기준 약 16억 달러 규모로 커졌지만 글로벌 점유율은 1.2%에 그친다.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절대 규모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는 수출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국내산 점유율 67%’ 정체의 늪…해법은 ‘수출’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양육 인구 증가와 프리미엄 사료 수요 확대에 힘입어 출하액 기준 연평균 53%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펫푸드 생산량은 2020년 13만6천 톤에서 2024년 19만7천 톤으로 연평균 9.7% 증가했고, 출하액은 같은 기간 3,560억 원에서 1조2,740억 원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최근 국내산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60%대 후반에서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며 내수 중심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출은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로 꼽힌다. 펫푸드 수출량은 2018년 6,833톤에서 2024년 6만3,955톤으로 연평균 45.2% 증가했다. 일본·태국·대만·호주·베트남 등 태평양 연안 국가가 주요 수출 시장이다. 다만 국가별 인증·허가 요건이라는 비관세 장벽을 넘기 위한 체계적인 정보 제공과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의 폭이 제한적”이라며 “지리적으로 가까운 태평양 연안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해외 시장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식품 대기업의 ‘펫푸드 2.0’ 전략… 조직 개편부터 현지 공장까지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식품 대기업들은 펫푸드를 단순한 신사업이 아닌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공통점은 내수 중심의 단기 매출 확대가 아니라 기능성·고급화·수출을 전제로 한 구조적 투자다.
풀무원은 이우봉 총괄 CEO 직속의 ‘미래사업부문’을 신설해 반려동물 사업을 전략적으로 격상시켰다. 902가지 항목의 안전성 검사를 거친 ‘바른먹거리’ 원칙을 펫푸드에 적용하며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3년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론칭한 풀무원은 두부·달걀·낫또 등 식물성·친환경 이미지를 축적해왔고, 최근 다이소 입점을 통해 대중 유통 채널까지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이는 향후 해외 시장에서 ‘합리적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장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농심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를 반려동물에게’라는 기조 아래 기능성 펫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내 벤처에서 출발한 ‘반려다움’은 관절·눈·장 건강 등 기능별 솔루션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실적 호조로 조직이 유지되고 있다.
최근 동물병원용 브랜드 ‘베타닉(Vetanic)’ 상표를 등록하며 B2B·전문 채널 진출도 중비 중이다. 이는 향후 해외 시장에서도 전문성 기반 진입 전략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하림펫푸드는 ‘100% 휴먼그레이드’, ‘합성보존료 0%’ 전략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안착하며 2024년 매출 521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입증한 뒤 일본·베트남 등 해외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 검증한 프리미엄 전략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동원F&B는 가장 공격적인 글로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반려묘용 습식캔을 미국 시장에 출시해 7만여 개 유통망을 확보했고, 연간 300억 원 규모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참치캔 제조로 축적한 기술력을 앞세운 ‘뉴트리플랜’은 이미 일본·베트남 등에서 장기 수출 실적을 쌓아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자체 브랜드로 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동원F&B는 해외 생산라인 구축까지 검토하며 펫푸드를 글로벌 식품 사업의 한 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이 고품질 전략으로 펫푸드를 브랜드화하고, 미국이 AAFCO 가이드라인으로 안전성을 강조하듯 우리나라도 ‘국립축산과학원의 사료 영양표준’ 등을 적극 활용해 품질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며 “개별 기업의 노력과 더불어 국가별 인증 기준에 대한 정보 제공 시스템 등 정부 차원의 수출 지원 사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