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검찰이 밀가루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주요 제분사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나희석 부장검사)는 11일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5개사 본사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수년간 사전 협의를 통해 밀가루 가격을 인상하거나 출하 물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국무회의에서 “생필품 가격 상승 배경에 기업 간 담합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분사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하고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대선제분·삼양사·삼화제분·한탑 등 7개사를 상대로 현장 조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 역시 밀가루를 ‘대표적 민생 품목’으로 규정하고, 담합 행위를 민생경제를 흔드는 중대 범죄로 보고 선제적 수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거쳐 관련자 소환 조사를 진행하며 담합 구조와 기간, 가격 조정 방식 등을 집중 규명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본질을 “단순한 가격 협의 여부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밀가루와 설탕은 국내 대부분의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에 쓰이는 기초 원재료로, 두 품목 가격 상승은 생활물가 전반의 연쇄적 상승으로 이어진다.
특히 상위 3개사가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과점 산업 구조에서 담합이 있었다면 소비자는 이미 높은 가격을 ‘정상가격’으로 인식하게 되고 국제 원료가격이 내려가도 국내 가격은 쉽게 내려오지 않는 가격 고착화가 발생한다.
라면, 제과·제빵, 분식·튀김류, 배달 외식까지 밀가루·설탕 가격은 국민 식탁 대부분의 원가에 반영된다. 실제로 빵값은 지난 3월 이후 8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빵플레이션’이 장기화하고 있다.
밀가루뿐 아니라 설탕 가격도 지난해 초 1년 새 20% 넘게 급등했다. 설탕과 밀가루는 주요 식품 제조 기업이 공통으로 쓰는 핵심 원가로, 두 품목이 동시에 상승하면 가공식품·외식 가격 전반에 광범위한 압박이 발생한다.
총 담합 규모는 조 단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식품 물가 형성 구조 전반에 대한 대대적 재점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