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시민 10명 중 4명은 멸균팩에 표시된 ‘재활용 어려움’을 ‘재활용 불가’로 오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보다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멸균팩 재활용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울환경연합이 두잇서베이에 의뢰해 지난 9월 25~27일 전국 성인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멸균팩 재활용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39%가 ‘재활용 불가’로 이해했다고 2일 밝혔다. ‘재활용은 가능하나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는 46%, 의미를 잘 모르겠다고 답한 경우도 15%에 달했다.
멸균팩은 알루미늄과 종이가 겹겹이 붙은 구조로 일반 우유팩과 달리 별도의 분리선별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행 분리배출 체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해 대부분 종이류와 섞여 배출되거나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재활용률은 2023년 기준 2%에 불과하다.
응답자의 절반가량(47.5%)은 멸균팩을 종이류로 배출한다고 답했으나, 25.2%는 종량제 봉투에 버린다고 응답했다. 종이팩 전용 수거함에 배출한다는 응답은 24.1%에 그쳤다. 또 멸균팩과 일반 우유팩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버린다는 비율도 42.7%로 나타났으며, 멸균팩을 반드시 따로 선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33.4%에 불과했다.
재활용 실태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3.2%가 “잘 안 된다”거나 “전혀 안 된다”고 답해 불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응답자의 85.7%는 “표시 문구를 더 쉽고 명확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으며, 81.7%는 멸균팩 전용 수거·회수 제도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멸균팩은 구조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불명확한 표시와 부실한 수거 체계로 인해 시민들이 배출을 포기하거나 잘못 처리하고 있다”며 “표시 문구 개정, 전용 수거체계 마련, 재활용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78.7%가 멸균팩 전용 회수제 도입에 찬성해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