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추석을 일주일 앞둔 제수용품 구입 비용이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 2752원으로, 3주 전 조사보다 2.3%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와 비교해도 3.9% 하락해 소비자 부담이 다소 완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대형마트에서는 전년 대비 가격이 오히려 3.2% 올라 정부의 명절 할인지원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 물가감시센터는 9월 29~30일 서울 25개 구 90개 시장·유통업체(백화점 11곳, 대형마트 25곳, 기업형 슈퍼마켓(SSM) 19곳, 일반 슈퍼마켓 19곳, 전통시장 16곳)를 대상으로 추석 제수용품 24개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를 1일 발표했다.
3주 전 대비 시금치·대추 큰 폭 하락, 배는 급등
조사 결과, 24개 품목 중 16개 품목이 하락했다. 특히 시금치는 400g 기준 1만2572원에서 9067원으로 27.9%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고, 대추(-13.1%), 식용유(-11.0%), 돼지고기 뒷다리(-11.0%)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배는 3개 기준 1만2221원에서 1만3802원으로 12.9% 상승해 상승폭 1위를 차지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배 가격이 2주 만에 60.9%나 뛰는 등 과일류 가격 관리 필요성이 강조됐다.
전년 대비 3.9% 하락…채소·임산물 -20.2%로 하락 견인
올해 추석 1주 전 평균 비용은 지난해 33만4828원보다 3.9% 낮았다. 특히 채소·임산물류는 -20.2%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시금치(-52.4%), 대추(-22.1%), 깐 도라지(-6.3%), 밤(-3.9%) 등 주요 품목이 일제히 내려갔다.
과일(-2.5%)과 가공식품(-2.5%)도 하락했으나 축산물(+2.7%), 수산물(+3.1%)은 오름세였다. 계란은 30개 기준 7026원에서 8047원으로 14.5% 상승해 가계 부담을 키웠다.
유통업태별로는 대형마트만 가격 상승... “꼼수 할인 차단해야”
유통업태별 전년 대비 비교에서는 백화점(-0.7%), 전통시장(-5.5%), SSM(-5.8%), 일반슈퍼마켓(-9.4%)은 모두 하락했지만 대형마트만 3.2% 상승했다. 대형마트에서 과일류는 19.0%, 축산물은 10.7%나 올라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반대로 일반슈퍼마켓에서는 시금치(-64.6%), 대추(-33.6%), 두부(-21.5%) 등 주요 품목이 크게 떨어졌다.
소비자단체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대형 유통업체가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직전에 가격을 올리고 이를 기준으로 할인행사를 하는 꼼수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최근 농식품부에 “유통업체가 할인 직전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실효성 있는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협의회는 “명절 물가 안정 대책이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가려면 정부·지자체의 물가 관리와 유통업계의 투명한 가격정책이 필수”라며 “소비자들도 유통업태별 가격을 꼼꼼히 비교하고 정부 할인행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매년 설·추석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공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생활필수품 및 주요 서비스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소비자 물가 안정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