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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요리사2에 기댄 반전 노림수…백종원 ‘재기의 법칙’ 통할까

사재 100억·수출 1000억 계획 제시…흔들린 더본코리아 주가 단기 반등
빽햄 논란·백종원 방지법 등 악재 속, 방송 의존 경영 전략 한계 시험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방송으로 ‘장사의 신’의 자리까지 올랐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위기의 시기, 다시 방송으로 재기를 꿈꾸는 모습이다. 더본코리아 상장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흑백요리사의 시즌2 공개를 틈타 반전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

 

글로벌 흥행 프로그램인 흑백요리사의 시즌2 방영시기 공개를 전후에 백 대표는 100억원의 사재를 털기로 했으며, 1000억원 규모의 장밋빛 수출 계획을 발표했다.

 

‘방송 콘텐츠→브랜드 이미지 제고→매출 또는 주가 상승’이라는 백 대표의 전형적인 성공 공식을 다시 대입하려는 모양새다.

 

일단 주식시장은 반응했다. 흑백요리사 공개와 수출 계획 발표 다음날인 4일 더본코리아 주가는 전날보다 2000원, 8.26% 오른 2만62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마리텔에서 흑백요리사까지..백종원 제국의 공신 ‘방송’

 

‘마이리틀텔레비전’과 ‘집밥백선생’ 등으로 대중성을 얻고, ‘골목식당’, ‘스트리트푸드파이터’ 등으로 전문성을 확보한 백 대표. 각 종 방송 프로그램을 흥행시키며 연예인 이상의 영향력으로 방송계를 장악했다.

 

그런 백 대표에게도 흑백요리사는 특별한 작품이다. 백 대표를 상장사 오너로 완성시켜준 프로그램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기업 가치는 약 4000억원으로 평가받았고, 8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그리고 9월17일 넷플릭스에서 흑백요리사 시즌1이 방송됐다. 흑백요리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1위에 올랐으며,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TOP10 TV’ 부분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흑백요리사의 인기를 등에 업고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는 희망 범위인 2만3000원~2만8000원을 넘어서는 3만4000원에 확정됐다. 방송이 끝난 시점인 10월 진행된 일반 청약에 11조8000억원이 몰리며 77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본코리아는 11월6일 코스피에 상장했고,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50% 이상 상승하며 시가총액 7000억원을 기록했고, 백 대표는 4000억원대의 주식 부호가 됐다.

 

위기의 백종원, 흑백요리사 방영 틈타 돌파구 마련

 

승승장구하던 백 대표는 올해 들어 추락하기 시작했다. 1월 빽햄 논란에서 시작된 ‘백종원의 소비자 및 시청자 기만 행위’는 이후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드러나고 있다. 농지법 위반 혐의로는 검찰에 넘겨지기까지 했고, 무분별한 프랜차이즈 출점을 방지하는 법안은 자신의 이름을 딴 ‘백종원 방지법’으로 명명됐다.

 

이로 인해 더본코리아의 근간인 프랜차이즈 사업이 흔들리고, 주가 역시 폭락장으로 연결됐다. 더본코리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만 98곳에 달하는 백종원 식당이 문을 닫았다.

 

궁지에 몰린 백 대표는 지난 5월 상생지원금 300억원을 마련, 할인액을 전액 더본코리아가 부담하는 등의 방식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해 가맹점 매출을 지원키로 했고,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모든 방송 활동을 접기로 했다. 단, 흑백요리사는 제외였다.

 

넷플릭스는 지난 2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2025’에서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2를 오는 12월 공개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100억 원을 대출받아 상생위원회 운영과 안건 실행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공개 일정 발표 다음날인 3일에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글로벌 B2B 소스 론칭 시연회를 열고,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흑백요리사 시즌2 공개를 틈타 현재의 위기 국면을 미디어로 돌파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홍보업계 관계자는 “사재 100억, 수출 1천억처럼 크고 상징적인 숫자는 대중의 이목을 끌기 충분하다. 그러나 ‘소스통 짊어지고 뛰겠다’는 등 실행 전략은 구체적이지 않다”며 “숫자는 언론 헤드라인용이고, 실제 효과는 미지수로 결국 백 대표는 또 한번 방송 콘텐츠에 기대 위기를 덮으려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