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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동향] 기후위기 속 ‘커피 없는 커피’…美 스타트업, 대체재 도전

기후위기·원두값 상승에 대응…발효·업사이클링 기반 커피 대체재 주목
레스트·컴파운드푸드·발리브루 등 원두 없는 ‘하이브리드 커피’ 잇단 출시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기후변화, 원두 편중, 커피 가격 급등 등 전통 커피산업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미국 스타트업들이 ‘커피 없는 커피’를 만들고 있다. 곡물 발효, 원료 업사이클링, 분자 설계 기반 커피 대체재가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전미 커피협회(NCAUSA)의 ‘2025 미국 커피 소비 보고서’에서 미국 성인의 66%가 매일 커피를 마신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2020년 대비 약 7% 증가한 수치로 가정 내 커피 머신 보급 확대와 커피 소비 일상화를 반영한다.

 

그러나 커피 수요의 급증과는 달리 공급 측면은 불안정하다. 세계 커피 생산의 60%가 브라질과 베트남에 집중돼 있고, 기온 상승, 강우량 감소, 병해충 증가 등 기후 위기로 인해 재배 환경이 악화되면서 커피 공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뉴욕 내 커피 한 잔 가격이 7~8달러까지 오르는 등 커피값 인상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기회로 삼은 미국 내 스타트업들은 커피 대체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커피빈을 사용하지 않고 ‘커피’를 만드는 ‘Bean-free’ 기업 중 하나인 레스트(Rest)는 커피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곡물과 씨앗을 발효·로스팅해 커피의 맛과 향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원료는 기존 농업 부산물을 업사이클링한 것으로 지속가능한 생산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컴파운드 푸드(Compound Foods)는 초콜릿·코코아 등 원료의 분자 구조를 분석해 커피 맛을 구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발효와 추출 기술을 결합해 고급 커피의 산미와 향미를 정밀하게 모사한 제품을 상용화 중이다.

 

발리 브루(Barley Brew)는 커피 원두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보리 등 곡물을 혼합해 커피풍미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통 로스팅 방식은 유지하면서 원가와 탄소 배출을 동시에 낮추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치커리 커피, 버섯 커피 등 대체 커피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나, 소비자는 여전히 원두 기반 커피나 디카페인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대해 컴파운드 푸드 관계자는 “커피 대체재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선, 소비자가 익숙한 ‘형태’로 다가가야 한다”며 “농축액, 티백보단 캡슐·가루 등 하이브리드 제품을 통해 커피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고 밝혔다.

 

aT 관계자는 “글로벌 커피 산업이 공급 불안정과 기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커피 대체재 개발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도 소비자 취향 변화와 ESG 흐름에 발맞춰 원료와 제품 형태를 다양화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