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고물가 시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가성비 컵빙수’가 여름 디저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15만원을 호가하는 호텔 빙수가 여름철 유행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1인용 컵빙수가 트렌드를 완전히 뒤바꿨다.
SNS 입소문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5월 한 소비자가 "4400원에 이 맛이면 매일 사먹겠다"는 후기를 올리며 메가MGC커피 컵빙수가 화제가 됐고, 이후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경쟁적으로 컵빙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 4월 출시한 ‘팥빙 젤라또 파르페’와 ‘망빙 파르페’로 컵빙수 유행을 선도했다.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돌파하며 가성비 빙수 열풍의 중심에 섰다. 1인용 음료 컵에 빙수를 담아 판매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디야커피도 컵빙수 대열에 합류했다. 이디야는 ▲초당 옥수수 빙수 ▲팥 인절미 빙수 ▲망고 그래놀라 빙수 ▲꿀자몽 그래놀라 빙수 등 4종의 1인 빙수를 선보이며 취향 맞춤 전략을 강화했다.
더벤티는 컵빙수 시장의 원조 프랜차이즈답게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다. 2019년부터 ‘마시는 빙수’로 주목받아온 더벤티는 올해 ▲전통 팥빙 ▲드래곤 아사이빙 2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특히 기존 점보 사이즈(20온즈)에 더해 하프 사이즈(14온즈)를 추가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더본코리아의 빽다방도 컵빙수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단팥 밀크쉐이크’ ▲‘단팥 딸기쉐이크’ ▲‘단팥 소프트 아이스크림’ ▲‘단팥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 단팥 콘셉트의 빙수형 음료와 디저트를 출시하며 메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특히 후르츠칵테일과 단팥을 곁들인 아이스크림을 ‘한 컵 빙수’ 형태로 제공해 간편성과 맛을 동시에 잡는 전략을 펼쳤다.
컴포즈커피도 곡물 디저트를 기반으로 1인용 빙수 시장을 겨냥했다. 기존의 인기 메뉴 ‘팥절미 밀크쉐이크’에 이어 ‘인절미 컵빙’을 새롭게 출시해, 17곡 곡물 베이스의 담백한 컵빙수를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 역시 컵빙수 트렌드에 동참했다.
‘밀크 컵빙수’는 통단팥과 콩고물, 인절미 등을 올린 쉐이크 형태의 빙수로 출시됐으며, 함께 선보인 ‘밀크쉐이크’는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 업계가 잇따라 컵빙수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지속되는 고물가와 소비자들의 가성비 소비 심리가 자리하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6월 빙과·과자류 물가는 전년 대비 4.4%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프랜차이즈 컵빙수의 가격대는 아메리카노 한 잔 수준(4천~5천원대)으로 형성돼 합리적인 가격으로 여름철 디저트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1인 소비 트렌드가 컵빙수 붐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프랜차이즈들이 저가·간편·SNS 인증 요소를 겨냥해 여름 디저트 시장의 새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