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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39]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시음기

벨벳 다크모카 나이트로&에콰도르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이용해 보셨나요? 리저브는 단일 원산지에서 소량 재배한 원두는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선보일 수 있을 만큼의 양이 안돼기 때문에 전 세계 약 800개 정도의 지정된 매장입니다.

 

리저브 매장에서는 원두를 선택하고 총 6가지의 추출방식도 선택할 수 있어요. 제가 방문한 곳은 SSG마켓 도곡점인데 구매력이 큰 4050대 소비자들의 힘으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상위 매출 10위 안에 든다고 합니다.

주문한 메뉴는 에콰도르와 벨벳 다크모카 나이트로. 에콰도르는 톨 사이즈 기준으로 7천원입니다. 리저브 매장은 음료 주문시에 초콜릿도 증정되는데요, 그래서 비싸다는 느낌이 조금은 덜해요.

 

테이스트 노트에는 "싱그러운 허브의 은은한 달콤함과 카카오닙스의 쌉쌀한 피니시"라고 했는데 다른 커피에 비해 산미가 높다는 것 만 알겠더라고요. 스타벅스의 설명처럼 들판에 핀 야생화를 닮은 커피의 아로마에 들풀 속에 숨어있는 재규어를 연상시키는 카카오닙스의 쌉쌀함의 맛을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번역체도 아니고 지나친 미사여구로 설명한 문장이 너무나도 한심해서 한숨이 나오는 설명이었습니다. 벨벳 다크모카 나이트로는 "다크 초콜릿 모카의 진한 바디감과 함께 헤이즐넛향과 달콤한 카라멜 크림 폼으로 벨벳같은 부드러움을 살렸다"고 합니다. 스타벅스의 피셜에 의하면요.

 

그냥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나이트로 커피입니다. 달달함과 쌉쌀함 부드러운 폼이 조화를 이뤄 지치고 피곤한 하루에 위안이 되는 맛이지만 8500원은 좀 비싸지 않나요?

커피를 판매하는 다방은 맛보다 공간과 종업원의 친분 이라는 공식이 세워졌던 1980년대 말, 갓 스무살을 넘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험한 스터벅스, 당시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던 그는 자리에 구애받지 않고 서있는 상태로, 크림과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신 아메리카노 맛을 잊지못해 1999년 합작회사 형태로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 1호점을 오픈했다고 하죠?

 

21년간 문을 연 매장 수는 1500여개. 정 회장은 매출만 2조원에 육박하는 규모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17.5%를 인수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최종 지분 인수 완료 시 신세계그룹은 기존 50%에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67.5%를 확보하게 됩니다. 사실상 스타벅스 국내 판매와 운영 권한을 사실상 독점하는 셈이죠.

그렇게 된다면 정용진 부회장의 맥주처럼 SSG랜더스와의 협업, 이마트와의 커피, 디저트, 굿즈 등 자체상품 등을 판매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스타벅스의 충성고객들 사이에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운영권을 갖게 되면 고유의 정체성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에 대한 애정만큼은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매장 수 증가 등에 따라 전년대비 3.1% 늘어난 1조9284억원을 기록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영업이익은 164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1% 줄었습니다.

 

어제, 오늘보다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던 80년대 말의 한국, 이제 막 소년기를 벗어난 정 부회장은 스타벅스의 커피를 마시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날의 느낌과 감성을 스타벅스에 어떻게 녹여낼지는 그사람 만이 알겠죠.

 

그렇지만... 눅눅한 종이 맛이 나는 종이빨대부터 없애주세요. 환경을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프라푸치노 음료를 마실 땐 정말 최악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