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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인터뷰] 농부의 마음을 담은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말은 거는 '농심'

1982년생 해피라면, 2019년에 다시 태어나다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이영애는 "라면먹고 갈래요?"라는 연애사에 길이 남을 명대사를 던진다. '라면'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라고 칭해도 이견을 달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라면소비량이 줄었다지만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놀라울 정도다.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평균 72개로 세계 1위다. 우리나라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만들고 판매하는 농심은 어떤 철학으로 라면을 생산하고 있을까. 조인환 농심 면마케팅팀 차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라면 한 봉지에 담긴 노스탤지어

조인환 농심 면마케팅팀 차장은 해피라면의 성공을 "복고 콘셉트"로 꼽았다. "해피라면은 중장년층에겐 추억의 라면으로, 젊은 층에게는 새로운 라면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쳤는데 그 전략이 주효했습니다. 뉴트로라는 트렌드가 문화와 식품에서 많이 나타나면서 트렌드가 됐는데 과거의 라면 중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는 제품을 재출시하게 돼 기쁩니다."



조 차장은 해피라면의 매력을 '추억'으로 꼽았다.'추억'은 과거인 동시에 현재와 미래다. 과거는 곧,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해피라면'은 출시 20일 만에 750만개가 판매되고 출시 후 두 달이 지나자 100억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해피라면은 장점이 많은 제품이라고 생각해요. 대표적인 예로 3분이라는 짧은 조리시간을 들 수 있는데 기존의 제품들이 4분 30초라는 것을 감안했을때 짧은시간이죠. 낮은 가격도 매력적인 요소일껍니다. 해피라면의 소비자가격은 700원으로 대표 제품인 신라면보다 약 20% 저렴하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한 묶음(5개)에 2750원으로 개당 500원대입니다."



가격과 품질, 짧은 조리시간이라는 장점을 내세운 해피라면은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해피라면의 출시년도는 1982년 입니다. 그 당시에도 타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신라면'이 출시된 이후 1990년대에 단종됐습니다. 재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시더군요. 해피라면은 '해피'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기쁘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좋은 의미가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에요."


소비자를 향한 진심은 가장 훌륭한 마케팅

"농심이라는 기업명은 농부의 마음입니다. 진정성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찾아가자는 마음이죠. 농심에 입사해 15년 동안 근무를 했는데 가장 훌륭한 마케팅은 소비자를 향한 진정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담은 제품은 제품력이 없을 리 없고 제품력이 없는 제품은 아무리 좋은 마케팅 전략을 펼쳐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짜파게티의 마케팅도 함께 맡고 있다는 조 차장은 짜파게티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짜파게티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기분이 굉장히 좋아요. 마치 자식이 잘되는 기분이랄까요? 라면시장에는 수 많은 브랜드가 있지만 1984년 출시된 짜파게티는 짜장라면 시장에서만큼은 점유율이 80%가 넘으며, 대체 불가능한 제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가정간편식(HMR)이 출시되며 라면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의 규모는 2016년 2조 1770억 원, 2017년 2조 1370억 원, 2018년 2조 1790억 원으로 사실상 3년간 제자리걸음이다.



"저는 라면시장이 줄어드는 이유가 인구통계적인 측면도 작용한다고 봐요. 주요 소비층은 10대와 20대 연령층이 얇아지고 있거든요. 라면은 한국인에게 가장 만만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빨리빨리'를 달고 살며 속도전을 즐기는 한국에 라면보다 어울리는 음식이 또 있을까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라면도 변하고 해피라면처럼 과거의 제품이 소환되기도 합니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으로 마케팅을 하고 싶지만 가장 큰 목표는 소비자들에게 친구처럼 친근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인 농부의 마음으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귀를 기울이고 불만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