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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식탁 물가가 흔들린다...유례없는 도미노 인상

라면부터 달걀까지 가격 고공행진, 소비 특수 실종

[푸드투데이=조성윤 기자] 가공식품값 인상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식품매장에서 연말 소비 특수가 실종됐다. 특히, 라면과 맥주, 달걀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식품들의 가격이 인상돼 체감 물가는 더 혹독하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손꼽히는 라면 가격이 오른 것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하고있다. 농심은 지난 20일부터 신라면과 너구리 등 18개 브랜드의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으로, 육개장사발면은 800원에서 850원으로 각각 올랐다.


오뚜기와 팔도는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의 라면값이 오랐기 때문에 경쟁업체들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코카콜라사도 지난달 코카콜라와 환타 2개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5% 인상했다. 이들 제품의 가격 인상은 2014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제품별로는 250ml 캔 제품이 4.9%, 환타 600ml(PET) 4.5%, 환타 캔 250ml 4.7% 등이다.


맥주값도 올랐다. 맥주업계 1위인 오비맥주를 시작으로 가격 인상 행렬이 시작됐다. 오비맥주는 카스와 프리미어OB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고, 하이트진로도 하이트, 맥스 등 전 브랜드의 출고가격을 평균 6.3% 인상했다.


하이트와 맥스의 인상은 2012년 7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제과업계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 7월에는 농심이 스낵류 주요 15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으며 해태제과도 같은 날 8개 스낵 제품 가격을 평균 11.4% 인상했다. 롯데제과와 크라운제과 역시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4%씩 올랐다.


서민들이 주로 찾는 식재료인 계란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30일 기준 이마트의 계란 한 판 가격은 6980원, 홈플러스는 7290원 가량으로 한 달 전보다 30~40% 오른 가격이다. 그러나 재래시장, 소형 마트 등에선 1만원을 넘어서는 곳이 속출했다.


하도봉 한국계란유통협회 사무국장은 "수도권의 계란 유통상들이 농장에서 판당 9000원에 계란을 받아오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물류비·포장비 등을 합하면 동네 마트의 판매가는 1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계란을 주요 원료로 하는 빵, 과자 가격도 심상치 않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앞선 4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6.6% 올렸는데 최근의 '계란 대란' 사태로 추가 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또,  AI에 따른 방역 조치 여파로 육계(식용계)를 사육하는 농가 절반이 사육할 병아리를 새로 들여오지 못해 닭고기 가격 급등도 예상된다.


한우 가격 급등으로 인기가 높아지던 미국산 소고기 가격도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전일 기준 미국산 불고기(냉장 100g) 가격은 29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38.4% 뛰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TF를 구성해 계란 수급대책 수립뿐만 아니라 민생물가 안정, 설 명절에 대비해 성수품 수급안정방안을 포함한 민생대책을 다음 달 중순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